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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파워로 자치 감시한다

Posted August. 22, 2002 22:35   

시민들이 직접 나서 자치행정의 의혹을 파헤쳤다.

경기 하남시 주민 704명이 하남시 도시개발공사의 설립과 운영 등에 관한 비리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주민감사청구를 요구한 끝에 도의 특별감사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22일 경기도는 하남시민의 주민감사청구를 받아들여 하남시 도시개발공사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60일 내에 감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관보에 게재하게 된다.

주민감사청구 제도는 일정 비율 이상의 주민 발의로 부당한 행정 행위에 대해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2000년 3월에 시행된 지방자치법에 그 근거가 마련돼 있다.

의혹하남시는 2000년 8월 하남시 신장동 일대 3만3603평(총 1607가구)의 신장2택지개발지구 사업을 위해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했다. 시는 자본금 60억원 중 51%인 30억6000만원을 투자했고 민간기업인 W사는 49%인 29억4000만원을 댔다. 그 후 운영자금 695억원은 개발공사와 시가 모두 부담했는데도 최소 300억원으로 예상되는 수익금의 49%를 투자자본 비율만 따져 W사에 지급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것. 29억여원을 투자했을 뿐인 W사가 150억여원을 가져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주민의 주장이다.

또 W사는 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되기 1년여전 택지개발지구 일대의 땅 1만7000여평을 집중 매입했는데 이는 택지개발지구 내 토지를 많이 소유한 자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된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기 때문일 것이란 의혹도 제기됐다.

W사는 또 사들인 땅을 도시개발공사에 미등기 상태에서 되팔며 취득세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남시는 문제가 불거지자 W사측에 10억6000만원의 중과세 처분을 내렸다.

주민의 힘하남 민주연대(대표 최배근45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말부터 한달여 동안 퇴근시간에 맞추어 거리에서 서명을 받는 방법으로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담당 공무원과 개발예정지의 주민, 토지 소유주를 만나 확인한 끝에 의혹을 상당 수준까지 밝혀냈다.

최 교수는 자치단체 행정에 의혹이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정을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최흥석(41) 교수는 주민이 농성이나 집단 민원이 아니라 제도를 통해 행정을 감시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 이 같은 사례야말로 지방자치 구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해명하남시 도시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투자는 공사 설립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운영비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전환해 W사에 돌아갈 이익금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교범() 하남시장은 취임 전에 생긴 일이나 주민 의견을 검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진행 중인 택지개발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