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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먹는 사기성 스팸 전화

Posted August. 21, 2002 22:24   

당신에게 음악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회사원 이성호씨(28서울 강북구 수유동)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온 이 문자메시지를 보고 망설이다 휴대전화의 확인 버튼을 눌렀다. 전화는 060-XXX-XXXX로 연결됐고 상대방 전화에서는 음악 대신 운세정보를 이용하려면 1번을 등의 유료서비스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물론 연결이 되자마자 30초당 1000원씩의 이용료가 자동으로 통신사로 빠져나갔다.

이씨처럼 각종 전화 유료서비스 업체들이 무작위로 보내는 사기성 광고 메시지에 속아 고스란히 이용료를 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유료서비스 업체들과 앞다퉈 서비스 계약을 하고 이들의 편법영업을 묵인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사기성 음성메시지에 대한 신고 건수는 7월 이전 매달 5, 6건에서 7월과 8월에만 각각 20여건으로 급증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또 소비자보호원에도 이 같은 피해 사례 접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태조사에 나선 경찰 관계자는 한 이동전화 업체가 하루에 발송하는 이런 메시지가 무려 6만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기성 음성메시지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규제할 법 규정이 없고 유료서비스 업체의 영업을 자율적으로 규제해야 하는 통신사들이 사후 감독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들에 따르면 현재 통신사들과 계약한 전화 유료서비스 업체는 2200여개. 이들 업체들은 KT, 데이콤, 하나로, 온세통신 등 국내 통신사들과 전화정보서비스 계약을 하고 통신사들의 회선을 이용해 증권, 운세, 날씨, 교통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30초당 1000원씩의 정보이용료 가운데 회선사용료, 정보이용료 회수대행 수수료, 통화요금 등의 명목으로 유료 서비스업체와 이익을 나눠 갖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회선을 빌려주고 심지어 규제를 완화해주면서까지 유료 서비스업체들을 유치하고 있다.

문제는 회선을 확보한 유료서비스 업체들이 무작위 문자메시지 발송 프로그램을 이용해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대량의 사기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여기에 속아 유료서비스에 접속하는 가입자들로부터 정보이용료를 부당하게 챙기고 있다는 것.

한 통신사 업체 관계자는 후발 통신사들이 전화정보서비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고객인 유료서비스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규제완화를 미끼로 던지고 있다며 자율적인 규제는 명목뿐이고 사실상 유료서비스 업체들의 편법영업을 눈감아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