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 특히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랄 수 있는 첨단정보기술 분야의 핵심 인력 상당수가 외국으로 떠나 일부 연구기관은 현상유지도 힘들 지경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의 연구기반이 무너지고 외국과의 과학기술 경쟁에서 더욱 밀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욱 걱정스런 일은 과학기술 인력의 해외 유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대덕단지의 한국전자통신원에서는 지난해 외국으로 나간 기술인력이 19명이었는데 1999년과 1998년에는 6명 1997년에는 3명이 외국으로 나갔으며, 비밀리 출국한 인력도 늘고 있다고 한다. 1999년부터 취업이민자가 연고이민자나 투자이민자를 능가해 지난해에는 3대 이민자의 3분의 2나 차지한 것도 이들 고급 두뇌 유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급 두뇌가 해외로 떠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열악한 연구환경 때문인데 크게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연구인력의 연봉은 외국의 기업이나 연구기관에 비해 턱없이 적고, 최근에는 연구프로젝트 예산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의 인력은 1998년부터 시작된 3년 단위의 계약제에 따라 장래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 인력 40명중 39명이 떠나겠다고 응답한 한 설문조사는 우리의 과학기술 연구 환경의 현실을 느끼게 한다.
핵심 연구인력의 외국 진출은 우리나라의 이탈 방지와 유입 대책이 선진국의 다양하고 적극적인 전략에 비해 미흡한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은 올해 전문직취업 비자의 할당량을 지난해의 11만5000명에서 19만5000명으로 늘렸다. 외국의 우수인력을 더욱 많이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독일도 기술인력에 대해서는 특별노동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영국이나 캐나다도 두뇌 유출 방지기금 등을 신설했다. 또한 중국은 해외 유학 인력의 유치를 위해 대도시 거주권과 주택 혜택을 부여키로 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연구 인력의 해외 유출은 IMF와도 관련이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신기술과 새로운 제품으로 이어지는 연구개발이야말로 결국 과학기술의 세기를 헤쳐나갈 바탕이다. 정부건 기업이건 기초과학분야 및 과학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고급 두뇌 유출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