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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인 거래액, 코스피의 2배

Posted March. 13, 2024 07:54   

Updated March. 13, 202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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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차 한 대 값 벌었다는 얘기를 너무 자주 듣습니다. 배가 아파서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매일 고민합니다.”

직장인 김모 씨(38)는 올 초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이 한창 들리던 때 비트코인을 사지 않은 것을 평생 후회한다고 한탄했다. 김 씨는 당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현재 수익률이 약 70%에 달했을 거라고 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장을 보면서 주식보다 가상자산을 선호하게 됐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직장인 서모 씨(32)는 “과거에는 가상자산이 변동성이 커서 못 믿을 자산이라 여겼는데 현물 ETF, 반감기 등 재료가 있으면 코인이 주식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른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가격이 떨어지면 바로 담으려고 거래소 계정도 미리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백만장자’ 매일 1500명씩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중심의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으로 27억 달러(약 3조5370억 원)가 유입됐다. 이 중 26억 달러는 비트코인으로 흘러갔다. 연초 이후 약 3개월 동안 가상자산 시장에는 약 103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2021년 연간 유입액(106억 달러)에 근접한 규모다. 2021년은 비트코인 가격이 당시 사상 최고가인 6만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호황기’를 맞은 해였다.

‘비트코인 백만장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카이코리서치는 100만 달러(약 13억 원) 상당을 보유한 비트코인 지갑이 매일 약 1500개가 생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최고 기록은 1691개의 ‘백만장자 지갑’이 쏟아진 이달 1일이다.

● 美 현물 ETF 이어 英 ETN 승인 호재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다. 현물 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이 두 달 만에 비트코인 약 20만 개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현물 ETF를 통해 전통 금융권에서 관리되던 자금이 손쉽게 가상자산으로 흘러들어올 길이 뚫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까지 비트코인의 제도권 자산 편입을 예고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11일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증권거래소가 가상자산 기반 상장지수증권(ETN)을 등록하겠다고 신청하면 이를 반려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가상자산 ETN 발행을 승인했다. ETN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파생상품으로 증권사가 발행해 상장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ETN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면 향후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 비트코인 “내년 2억” vs “조정기 겪을 수도”

비트코인은 전날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최초로 1억 원을 넘어선 이후 12일 오후 3시 25분 기준 1억68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1억 원 시대’를 맞은 가상자산 시장에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 비트코인이 올해 12만 달러(약 1억5720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견했던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초엔 비트코인이 2025년 20만 달러(약 2억6200만 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전망치를 높였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올해 30만 달러(약 3억9300만 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상황에서 수급이 줄어들면 조정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수급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수급이 줄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은 변동성도 높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