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침, 뜸 효과 이치방 일의료관광객 몰려온다

침, 뜸 효과 이치방 일의료관광객 몰려온다

Posted August. 06, 2011 06:50   

中文

일본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게 한방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데가 없어요. 한약도 처방받았는데 효과가 기대돼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광동한방병원에서 4시간 넘게 침 뜸 등으로 미용다이어트 시술을 받은 일본인 야나이 에리 씨(41여)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친구 야마기시 지하루 씨(41여)도 침을 맞을 때는 약간 따끔했지만 별로 힘들지 않았다며 효과가 좋으면 10월경 다시 와 치료를 더 받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방 치료를 받기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에 왔다. 평소 한국에 자주 오는 야마기시 씨가 일본에서 TV 잡지를 통해 한방 치료 정보를 접하고는 친구를 데리고 온 것이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 한방병원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미용,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척추, 관절 치료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한방병원을 애용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뛰어난 시술에 만족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상반기(16월) 일본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국내 병의원(한방병원, 피부과, 성형외과) 9곳에서 치료를 받은 일본인이 모두 6246명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늘었다. 이 가운데 한방병원의 일본인 환자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일본인에게 잘 알려진 광동한방병원과 자생한방병원, 미그린한의원, 규림한의원 등 4곳을 찾은 일본인 환자는 작년 상반기 844명에서 올해 2752명으로 3.3배 가까이로 늘었다. 의료관광은 여행패키지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개별적으로 병원을 찾는다.

한방병원이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효과 때문이다. 진료를 받은 일본인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서울 중구 충무로2가 미그린한의원에서 지난해 2월부터 5차례 시술을 받은 우라구치 쇼코 씨(50여)는 성형침, 한방팩, 막걸리 성분을 활용한 보습케어 등을 받고 나면 주름이 줄어들고 탄력이 생기는 게 느껴진다며 석 달간 한약을 먹은 후 갱년기 증상이 눈에 띄게 완화돼 감동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피부 관리실을 운영하는 그는 직원들도 이 한의원에 데려올 정도다. 우라구치 씨는 일본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데만 중점을 두는데 한국 병원은 인테리어나 서비스에도 신경을 많이 써 진료를 받고 나면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편안해진다고 덧붙였다.

다카하시 사요코 씨(42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생한방병원 강남본원에 이달 1일부터 입원해 허리 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다. 2008년 일본에서 수술을 받고 4개월간 입원했지만 경과가 좋지 않자 인터넷으로 이 병원을 알아내 지난해 9월 방문했다. 당시 3주간 입원해 수술 없이 침과 추나요법 치료를 받고 한약을 복용한 다카하시 씨는 치료 후 6개월이 지나자 완쾌된 것같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행컨설팅 분야 프리랜서인 그는 다 나았다는 생각에 업무량을 많이 늘렸다가 상태가 나빠지자 다시 이 병원을 찾았다. 다카하시 씨는 지인들에게도 이 병원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한방병원 믿을 수 있어요

일본인들은 제대로 된 한방치료를 받으려면 한국에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나이 씨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한방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 한약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마기시 씨도 침 뜸 치료를 받고 나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어 치료에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일본인을 유치하기 위해 한방병원들은 통역 담당자를 여러 명 확보하고 일본어로 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조진형 광동한방병원 원장은 부분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최근 도입했고, 새로운 진료 방법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도 일본에서 열린 의료관광박람회에서 한방병원을 소개하고 현지 방송사와 연계해 의료관광 프로그램 제작에 협조했다.

진수남 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장은 동일본 대지진 후 불면증을 겪거나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일본인이 많은데 이들에게 한방 치료를 소개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출판사와 연계해 여행책자에 한방병원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는 등 여러 홍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