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실상을 널리 알리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북한 인권국제대회가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개막됐다.
이번 대회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 벨기에의 국경없는 인권회 등의 공동 주최로 23일까지 진행된다. 북한인권국제대회는 지난해 7월 워싱턴, 12월 서울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브뤼셀 대회에서는 탈북자 2명이 북한 인권 실태에 관해 증언했으며 한국 비정부기구(NGO) 대표는 향후 북한 인권 문제를 전망했다.
대회는 헝가리 출신 이스트반 젠트 이바니 유럽의회 의원의 환영사에 이어 북한의 일본한국인 납치, 강제수용소 실태 등을 주제로 한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북한 인권 실상에 관한 다큐멘터리 꽃동산도 상영됐다. 특히 사이카 후미코() 일본 북한인권특사는 일본인 납북 문제에 관해 발표했다.
이날 모임에는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사면위원회(AI) 미국 지부장, 유세희()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어 23일에는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북한 인권 청문회가 열린다. 유럽의회가 탈북자 관련 청문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청문회는 탈북자들의 증언, 전문가 회의, 다큐멘터리 서울트레인 상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유럽의회가 탈북자 청문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 말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될 때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한편 통일연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주축이 된 한반도 평화 원정대는 21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인권 패권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사를 시작했다. 미국이 북한인권대회를 주도하면서 한반도 현실은 외면한 채 자국 이익만 생각해 인권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100여 명의 한국 시위대원들은 21일 오후 브뤼셀 도심에서 미국의 인권 침해 실태를 비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국제대회는 남북 화해 정책에 가려져 온 북한 인권 문제를 사회 주요 현안으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회 이후 국내의 시민사회 종교계 정계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서울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50여 단체는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성한 바 있다.
금동근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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