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2024.10.17. 뉴시스
2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일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먹는) 비만치료제 ‘파운다요(오포글리프론)’를 승인했다. 연초 노보 노디스크가 경구용 위고비를 내놓은 데 이어 릴리까지 가세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주사제 중심에서 알약 경쟁으로 변화하며 ‘2라운드’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 50일 만의 초고속 승인…복용 편의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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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아무때나 하루 한번만’ 먹으면 되는 파운다요의 투약 편의성을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아침 기상 직후 공복에 일정량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고, 이후 30분간 음식뿐만 아니라 물, 다른 약물의 섭취도 엄격히 제한된다. 반면 저분자 기반인 파운다요는 식사·식수 여부나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복용할 수 있다.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릴리는 파운다요 최저 용량 한 달 치를 자비 부담 기준 149달러(약 20만 원·하루 약 5달러)로 책정했다. 커피 한잔 값으로 비만약을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상업 보험 적용 시 월 25달러(약 3만4000원)로 낮아져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와 같은 수준이 된다.
약효를 둘러싼 신경전도 거세다. 릴리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최고 용량의 파운다요를 복용한 환자는 평균 12.4%(27.3파운드)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은 치료를 준수한 환자들 사이에서 평균 16.6%의 체중 감량을 보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내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파운다요는 6일부터 소비자 직거래 플랫폼 ‘릴리 다이렉트’로 배송을 시작하며, 이후 소매 약국과 원격 의료 제공자로 유통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과거 주요 비만치료제의 국내 허가 절차 및 글로벌 공급망 확보 소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파운다요가 한국에 들어오기까지는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일동 1상·한미 3상 순항…K제약 추격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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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빅파마(거대 제약회사)가 또 FDA 승인을 받은 것은 관련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연구개발(R&D)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