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해 청년 취업자 수가 대형사업체에서 역대 최대로 늘어난 반면 중소형사업체에서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월 평균 임금 격차가 수백만 원에 달하자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청년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커지고, ‘쉬었음’ 청년이 늘면서 지난해 20대 고용률은 5년 만에 하락했다.
임금 격차에 커지는 대기업 선호
18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사업체에서 일하는 20, 30대는 157만8920명으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형사업체의 취업자 증가분(19만1403명)의 약 60%(11만3125명)를 청년들이 차지한 결과다. 본사·지사·공장 등 직원 수가 300인 이상인 대형사업체는 대부분 중견·대기업에 해당한다.광고 로드중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는 회사 규모별 임금 격차가 지목된다. 2023년 기준 대형사업체 소속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477만 원. 5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271만 원)는 물론이고 50~30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364만 원)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데이터처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업 선택시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지난해 37.6%로 2009년(29.0%)보다 8.6%포인트 올랐다. 30대의 비율 역시 같은 기간 36.2%에서 41.1%로 4.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신 ‘쉬었음’ 선택하는 청년들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중소기업 대신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20, 30대는 지난해 71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대 인구 중 쉬었음 비율은 7.1%로 사상 최고였고, 30대 쉬었음 인구 또한 3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쉬었음 청년 증가의 원인으로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부족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8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쉬었음에 해당한 15∼29세의 34.1%는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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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됨에 따라 정규직 취업 경쟁이 격화된 것이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의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층 고용률 하락 및 ‘쉬었음’ 증가 등 고용여건 어려움에 대해 엄중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청년층 취업역량 강화, 일경험 제공, 회복지원 등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