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박물관 특별전 ‘老年(노년)을 넘어 熟年(숙년)의 시간’
이경윤 作 《산수인물화첩》(고려대학교박물관 제공)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박물관에서 2일 개막한 특별전 ‘老年(노년)을 넘어 熟年(숙년)의 시간’은 초고령사회라는 시대적 화두를 전통의 눈으로 탐색했다. 고사인물도와 도석(道釋)인물도, 초상화, 공예품, 기록화, 고서 등 105건을 선보인다.
전시는 옛사람들이 노년을 바라본 여러 겹의 시선을 따라간다. 1부 ‘오래 산 사람들’에서 노년은 초월적 존재다. 죽음마저 넘어선 신선들이 바다 위를 유유히 거닐고(‘해상선인도·海上仙人圖’), 푸른 소를 타고 함곡관을 나선다(‘청우출관도·靑牛出關圖’). 나이듦을 쇠락이 아니라 삶이 무르익어 이른 특별한 경지로 여겼기에, 초월의 형상은 곧 이상적인 노년의 얼굴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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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장십장생문첨자도 (고려대학교박물관 제공)
노년은 축복이면서도 돌봄이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3부 ‘노년의 그늘과 돌봄’은 빈곤과 질병, 소외라는 현실에 전통사회가 어떻게 응답했는지 짚는다. 조선 기본 법전 ‘경국대전’에는 80세 이상 노인에게 신분을 가리지 않고 양로연을 베풀고, 노부모 봉양을 위해 아들의 군역을 면제하는 조항이 담겼다.
4부 ‘익어가는 나날’에서는 벗과 어울리며 풍요로운 나날이 펼쳐진다. 1609년 사마시에 합격한 동기들이 60년 뒤 다시 모여 연 잔치를 담은 ‘만력기유사마방회도첩(萬曆己酉司馬榜會圖帖)’, 1668년 현종이 원로대신 이경석(1595~1671)에게 궤장(几杖)을 내린 일을 기념한 화첩이 대표적이다. 노년에 이룩한 성취도 돋보인다. 조선 후기 여성 성리학자 임윤지당(1721~1793)의 문집 ‘윤지당유고(允摯堂遺稿)’는 남편과 자녀를 잃는 고난에도 만년까지 이어진 독서와 저술의 결실이다.
조정진 초상 (고려대학교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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