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난해 여름 넷플릭스 드라마 ‘맨 끝줄 소년’ 촬영을 마친 최민식 배우(64)는 문득 이런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시원시원하기보다는 마음을 답답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드라마는 공개 첫주 글로벌 비영어권 ‘TOP 10’ 안에 들었다. 하지만 한 인간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은 최 배우의 말마따나 여러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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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작품의 대본을 읽고 곧장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클래식함이 느껴졌다”며 “인간의 불편한 진실을, 훌러덩 벗겨낸 고깃덩어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허문오는 ‘출세한 작가’에 대한 열망과 열패감을 매순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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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동력은 매회 거듭되는 반전이다. 판을 끌고 가는 건 최현욱이다. 이야기를 쓰는 이강이 화자로 등장하기에, 반전의 긴장감도 최현욱의 몫. 어리숙한 20대의 모습은 물론이고, 어딘가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허문오뿐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허구와 사실의 경계에 세운다. 최현욱은 “시청자들이 두세 번 보셨을 때에도 이강의 진심을 궁금하게끔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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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해온 역할들은 만화책 주인공 같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어요. 그래서 (이강 역할은) 해내고 싶은 마음이 첫 번째였어요. 두려운 마음에 멀리서 바라보기보다는, 기회가 온 걸 제 손으로 잡고 싶었습니다.”(최현욱)
“생각할 여지가 많은 드라마에 임한 게 참 잘했구나 싶었다”는 두 배우. 사제지간의 심리게임을 넘어 이 작품이 남긴 건 무엇이었을까. 최민식은 “구업(口業)”이라고 했다.
“제가 지금 김훈 작가의 ‘허송세월’이란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요. 노작가의 잡다한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되게 마음이 잔잔해져요. 그러나 글이 항상 이런 긍정적인 면이 있는 건 아니죠. 허문오의 말로 인한 폭력 때문에 이강은 글을 수단으로 복수를 하잖아요. 너무나 많은 혐오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