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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뇌까지 갔는데…치매 못 막은 3가지 이유 [건강팩트체크]

입력 | 2026-06-30 09:44:3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메가-3 보충제가 뇌까지 전달된다는 직접적인 근거가 제시됐다. 하지만 기억력도, 인지 기능도, 해마 위축도 막지 못했다.

왜 뇌까지 간 영양소가 뇌 건강을 지키지 못했을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켁 의대 연구진이 수행해 국제 학술지 ‘e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발표한 연구는 이런 의문을 남긴다.

강성훈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시행된 DHA(도코사헥사엔산) 보충 연구 가운데 가장 잘 설계된 연구 중 하나”라며 “혈액뿐 아니라 뇌척수액에서 DHA 농도를 직접 측정해 실제로 뇌까지 전달되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성공한 절반과 실패한 절반을 함께 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성공한 절반은 뇌 전달 입증이다. DHA 2g이 포함된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자, 6개월 만에 뇌척수액의 DHA 농도가 약 17% 증가했다. 적혈구 오메가-3 지수도 평균 4.9%에서 11.0%로 높아졌다. 이는 참가자들이 보충제를 충분히 복용해 몸속 오메가-3가 증가했으며, 뇌에도 실제 전달됐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동아닷컴과 서면 인터뷰에서 “과거 연구들이 답하지 못했던 ‘보충제가 정말 뇌까지 가긴 하느냐’는 의문을, 처음으로 명확히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패한 절반은 임상 효과의 부재다. 24개월 뒤 인지 기능과 해마 용적은 위약군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뇌의 오메가-3 농도를 끌어올려도 인지·구조 보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이 연구의 진짜 의미는 ‘오메가-3는 소용없다’가 아니라, ‘고용량을 더 투여하는 전략은 막다른 길이며, 이제는 뇌 안에서 DHA가 어떻게 대사되는지를 규명하고 여러 요인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BMC Medicine)’에 오메가-3 관련 연구를 발표한 김 교수는 해당 성분이 실제로 뇌까지 도달했는데도 효과가 없었던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인지 영역을 측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주로 기억력과 전반 인지를 봤지만, 김 교수팀의 기존 연구에서 오메가-3의 작은 효과는 주로 집행기능, 즉 계획·판단·전환 능력에서 관찰됐다.

둘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와 성분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팀의 메타분석에서는 효과가 12개월 안쪽에서 제한적으로 보였고, EPA(에이코사펜타엔산)가 함께 들어 있을 때 신호가 더 뚜렷했다. 이번 연구에는 시작 시점과 24개월 후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평가했고, DHA만 사용했다.

셋째, 평소 오메가-3 섭취 부족을 단기간 고용량 보충제로 메우는 방식이 통하지 않았을 수 있다. ‘부족한 사람에게 주면 더 잘 들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김 교수팀의 메타분석에서는 평소 혈중 오메가-3 수치가 낮은 집단에서 보충 효과가 오히려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평생에 걸친 꾸준한 식습관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DHA가 뇌에 도달하는 것과 실제 신경세포 기능을 개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 교수는 동아닷컴에 서면으로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혈관 변화 등 여러 병리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질환이어서 DHA 단독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내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민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 가정의학과 교수는 연구 설계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고 제시했다.

정 교수는 동아닷컴에 “알츠하이머병은 발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질환이어서 2년 정도의 추적 기간으로는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현재 오메가-3 보충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이번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복용을 중단할 만한 근거가 될까.

세 교수 모두 이번 연구만으로 치매 예방 외 목적으로 복용 중인 오메가-3를 중단해야 할 근거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치매·인지 예방을 하겠다는 이유 하나로 고용량 오메가-3를 장기 복용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이나 중성지방 조절 등 다른 목적으로 복용 중인 사람은 이번 인지 연구 결과만으로 중단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성지방을 낮추거나 심혈관 위험을 다루는 경로는 인지 보호 경로와 구분된다는 것이다.

강 교수 역시 “이번 연구 결과를 심혈관질환 예방이나 중성지방 감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까지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처방용 고농도 오메가-3는 중성지방을 낮추고 일부 심혈관 위험 감소의 근거가 있지만, 일반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오메가-3와 병원 처방 제제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중성지방을 낮추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고 동의했다. 다만 “이것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까지 연결이 된다는 근거는 아직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에게는 보충제보다 생선·견과류·채소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더 권장된다.

김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평소 혈중 오메가-3 수치가 지나치게 낮지 않은 집단에서만 집행기능에 한정된 제한적 인지 이득이 관찰됐다. 이는 단기간 고용량 보충보다 평소 식습관을 통한 꾸준한 관리가 더 중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이 보충제보다 식단을 우선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교수는 “생선은 오메가-3뿐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비타민 D·셀레늄을, 견과류는 비타민 E·식이섬유·불포화지방을 함께 제공한다”며 “보충제는 단일 성분이지만 식품은 여러 영양소와 식이 패턴 전체의 이득을 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도 “등 푸른 생선, 견과류를 섭취하면 오메가-3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비타민 D 등 다른 영양소 섭취에도 유리하다”며 “일반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보충제 섭취와 같은 간편한 방법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처럼 정성이 필요한 생활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식이만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거나 중성지방 조절, 일부 심혈관질환 등 의학적 적응증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과 상담해 보충제를 고려할 수 있다.

치매를 예방하는 단일 영양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생선·견과류·채소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운동, 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 적절한 수면, 활발한 사회활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치매 예방에 가장 근거가 확립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치매 예방의 정답은 특정 영양제 한 알‘이 아니라 혈관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의 총합”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규칙적인 운동”이라며 “특별한 의학적 제한이 없다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같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생활습관”이라고 조언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ebiom.2026.106316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186/s12916-024-03296-0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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