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밀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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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 경희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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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갑작스럽게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던 홈플러스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청산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한때 대형마트 업계 2위를 차지하던 기업이 위기에 놓인 배경에는 차입매수(LBO)라는 금융기법이 있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빵집을 사려는데 가진 돈이 1억 원뿐이라고 해보자. 금융기관이 대체 무엇을 믿고 9억 원을 빌려줄 것인가? “이 빵집은 매일 빵을 팔아 돈을 버니까 그 돈으로 갚겠다. 못 갚으면 빵집을 가져가라”라며 사려는 빵집이 버는 돈과 빵집 자체를 담보로 제공한다. 성공적으로 돈을 빌려 10억 원짜리 빵집 주인이 됐다. 빚 9억 원은 빵집 앞으로 넘겨 버린다. 이제 빚을 갚는 의무는 주인이 아니라 빵집이 진다.
사업이 잘되면 빚을 척척 갚아 진짜 내 가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옆에 더 맛있는 빵집이 생겼다. 손님이 뚝 끊겼지만 이자는 꼬박꼬박 내야 한다. 버는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아지면 빵집은 문을 닫아야 한다. 주인은 가게의 돈 될 만한 것들을 팔아서 가져갔다. 빵집은 망하고, 직원은 일자리를 잃고, 금융기관은 빚을 못 받는다. 이것이 LBO의 두 얼굴이다. 작은 돈으로 큰 것을 얻을 수 있으나 그만큼 멀쩡한 회사를 망가뜨릴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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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켄은 대학 시절부터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 이른바 ‘정크본드’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시장은 저등급 채권의 부도 위험을 과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가격이 지나치게 깎여 있기에 이런 채권을 분산해 사두면 몇 개가 부도 나더라도 높은 이자 덕에 그 손실을 메우고도 남는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투자은행 드렉설 번햄 램버트에 입사한 밀켄은 투자자들을 설득해 정크본드를 매입하도록 했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밀켄은 단지 작거나 새롭다는 이유로 위험하다고 분류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도록 주관했다. 투자자들은 그를 신뢰했고, 팔고 싶을 때는 언제나 드렉설이 사줬기 때문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었다. 투자자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렸고 MCI, 매코 셀룰러, CNN이 포함된 터너 브로드캐스팅 등이 자본을 수혈받아 성장했다. 밀켄은 정크본드 시장을 장악하며 월가의 스타가 됐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정크본드는 기업 자금 조달이 아닌 인수 전쟁의 무기로 변질됐다. LBO와 적대적 기업 인수를 하려는 기업 사냥꾼들이 드렉설을 통해 채권을 발행하면, 드렉설이 투자자에게 팔아 현금을 마련해 사냥꾼들이 타깃을 공격하도록 도왔다. 심지어 단지 드렉설이 “우리가 정크본드를 발행해 필요한 인수 자금을 충분히 조달해 줄 수 있다고 강력히 확신한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만으로도 인수를 시작할 수 있었다.
드렉설은 월가에서 최대 수익을 올리는 회사가 됐고, 밀켄 역시 당시 수억 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번 보스키라는 인물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검찰에 잡히면서 형량을 줄이기 위해 당국에 협조했고, 밀켄을 공모자로 지목했다. 밀켄은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합의했는데, 그 내용은 내부자 거래가 아니었다. 밀켄의 죄가 경미한 위반이었는지, 거대한 불법의 일각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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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 경희대 회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