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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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조용필 노래의 기원은 ‘고추잠자리’와 ‘못 찾겠다 꾀꼬리’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유년 시절에 대한 섬세한 기억으로 구성된 이 노래들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가는 외롭고 높고 쓸쓸한 길이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아름다움을 탈환하는 꿈의 길이었다. 그 꿈의 최정점에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있다. 작사가 양인자가 쓴 이 노래는 특유의 비장미와 예술가적 도전 정신이 함께 어울려 있어 지금도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
그 안에는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표범이 되고자 하는 한 남자의 단호한 고독과 사랑의 운명이 출렁인다. 연기처럼 사라질지라도 불꽃처럼 타오르겠다는, 그리고 마침내 저 높은 킬리만자로에서 고독과 손을 잡고 그대로 산이 되어가겠다는 남자의 의지는 어쩌면 조용필 자신의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도 가장 아름다운 최선의 창법으로 노래에 진심인 이 일흔여섯의 아티스트는, 스스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저 높은 산정에서, 그가 부르는 고독과 사랑의 노래를 함께 듣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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