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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손흥민, ‘멕시코 킬러’ 무색… 득점 없이 후반 교체

입력 | 2026-06-20 01:40:00

[2026 북중미 월드컵]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 두차례 걸려
폭발적 공격력 못보여 외신도 혹평
“아직 33세인데 나이 들어 보였다”
월드컵 2개 대회 6경기 연속 무득점



한국 축구 대표팀 ‘캡틴’ 손흥민(오른쪽)이 19일 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전반 16분 상대 골키퍼 라울 앙헬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하고 있다. 멕시코 수비수 에드손 알바레스가 이 공을 오버헤드킥으로 가까스로 걷어냈다. 이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이 슈팅은 공식 기록에서 빠지게 됐다. 사포판=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캡틴’ 손흥민(LA FC)은 원래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멕시코 킬러’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전까지 멕시코를 상대로 세 경기에 출전해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1-2 패) 때는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멕시코 골망을 흔들었고,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평가전(2-2 무승부) 때도 골 맛을 봤다. 2020년 11월 15일 오스트리아에서 치른 평가전(2-3 패) 때는 첫 골을 도왔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이 19일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운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남기지 못한 채 후반 12분 오현규(베식타시)와 교체됐다. 홍 감독이 이날 꺼내든 첫 교체 카드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손흥민은) 아직 33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더 나이 든 선수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ESPN 역시 “손흥민이 또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날 멕시코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발목이 잡혔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전반 16분에 나왔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후방에서 올린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뒷공간을 노렸다. 상대 골키퍼 라울 앙헬이 골문을 비우고 앞으로 나오자 손흥민은 왼발 로빙슛을 시도했다. 이 공은 골키퍼 키를 넘겼지만 상대 수비수 에드손 알바레스의 오버헤드킥에 막혔다.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어차피 골이 될 수는 없었지만 멕시코 수비진의 가슴을 철렁하게 할 만한 플레이였다. 손흥민은 전반 32분에도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와 함께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오프사이드를 알리는 부심 깃발이 올라갔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전방 압박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다만 득점 기회에서 머뭇거리다 슈팅 기회를 놓치는 등 무뎌진 골 감각까지 되찾지는 못했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번 대회 기대득점(xG)은 1.01로 전체 참가 선수 중 9위다. 이날까지 1.01골을 넣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선수 가운데 손흥민의 기대득점이 가장 높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자체는 여전하지만 골을 결정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이 개인 네 번째 월드컵인 손흥민은 ‘익숙한 환경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참여하고 싶다’며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작년 여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LA FC에서 필드골을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5-0 승)에서 두 골을 넣으며 골 침묵 우려를 씻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후 체코와의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2022 카타르 대회(4경기)부터 월드컵 6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손흥민은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대회 첫 골에 재도전한다. 박지성, 안정환(이상 은퇴)과 함께 한국 남자 선수 월드컵 통산 득점 공동 1위(3골)를 기록 중인 손흥민이 1골만 추가하면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서게 된다. 2골을 넣으면 차범근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A매치 최다 득점 1위 기록(58골)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날까지 A매치 145경기에 출전해 56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 개인을 위해서도, 한국 대표팀을 위해서도 골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포판=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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