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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등 명의로 대포통장 947개 만든 일당

입력 | 2026-06-19 04:30:00

피싱-도박사이트 조직에 유통시켜
경찰, 조직원 48명 붙잡아 25명 구속



사무실 압수물 현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노숙인 등의 명의를 빌려 대포통장 900여 개를 개설해 투자리딩 사기 조직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도권에서 활동한 대포통장 유통 조직 3곳의 조직원 48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서모 씨(47) 등 25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 일당은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수도권 일대 모텔과 폐업한 홀덤펍 등에 사무실을 차린 뒤 노숙인 등 196명의 명의를 이용해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명의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모두 947개의 대포통장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서 씨 조직은 경기 수원역 인근 노숙인에게 500만 원을 건네고 주민등록증 사본을 확보한 뒤 그의 명의로 유령법인을 세워 대포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확보한 대포통장은 투자리딩 사기 조직과 보이스피싱 조직,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등에 유통됐다. 조직은 대포통장 1개당 월 150만∼200만 원의 사용료를 받아 상당한 범죄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4월 투자리딩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가 노숙인 명의로 개설된 사실을 확인한 뒤 계좌 유통 경로를 추적해 조직의 실체를 확인했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대포통장 유통 조직 2곳의 존재를 확인해 관련 조직원들도 모두 붙잡았다”며 “범죄수익 규모와 대포통장을 공급받은 사기 조직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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