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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었더니,
스승은 약초 캐러 가셨다고.
이 산속에 계시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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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다(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가도(賈島·779∼843)
약속도 없이 사람을 찾아가던 시대에는, 못 만나는 일도 하나의 문학이 되었다. 가도의 이 작품이 특별한 것은, 단 몇 마디만 남겨 두고도 넓은 여백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시는 짤막한 물음과 동자의 대답 몇 마디가 전부다. 스승은 약초를 캐러 갔고, 이 산중에 있기는 한데 구름이 깊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범위는 조금씩 좁혀지는데 독자의 상상은 그만큼 넓어진다. 소나무와 구름, 약초 채취라는 소재도 절묘하다. 소나무는 절개를, 구름은 속세를 벗어난 자취를, 약초는 자연 속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은자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하게 된다. 인물을 직접 그리지 않고도 그 풍모를 떠올리게 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더 흥미로운 것은 시인을 둘러싼 여백이다. 이런 시에는 으레 허탕 친 마음이 남기 마련인데, 가도는 그조차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는 은자의 모습뿐 아니라 그를 찾아온 사람의 사정과 마음까지 헤아리게 된다. 그는 은자와 어떤 인연이 있을까. 만나지 못한 뒤 서운해했을까, 아니면 담담히 발길을 돌렸을까. 이 시의 묘미는 바로 이렇게 말해지지 않은 자리에 있다. 좋은 시는 설명을 서두르지 않는다. 가도의 이 짧은 시는 끝내 다 말하지 않기에, 읽을 때마다 새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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