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협 지방中企] 〈상〉투자는 줄고, 인재는 안 온다 R&D-벤처 투자 수도권 쏠림 심화… 열악한 정주 환경 지방 기피 부추겨 ‘명장’ 운영 기업도 인재확보 어려움… 구인난 넘어 기술 경쟁력 격차 확대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원 필요” 지적
지난달 22일 전북 김제시 지평선산업단지의 종합 건축자재 기업 광스틸의 곽인학 대표는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스틸은 건물 외벽 등에 쓰이는 패널을 생산하는 강소기업. 기존 외장재의 고질적 문제인 누수와 화재 확산 문제를 개선한 ‘스피드블록 메탈패널’을 개발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등에 납품하고 있다. 곽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철탑산업훈장도 받았다.
광스틸은 최근 300억 원을 투자해 난도가 높은 작업들을 AI로 자동화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할 AI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곽 대표는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인재는 지방에 머물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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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인재·투자 수도권 쏠림
이렇다 보니 인재 찾기도 쉽지 않다. 표면처리 분야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장관섭 대표가 운영하는 충남 아산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영광YKMC는 진공 체임버 등 반도체 장비 핵심 부품을 가공·표면처리해 해외 장비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장 대표는 “천안·아산을 지방 인력 확보의 마지노선이라고들 하는데, R&D 연구원은 마지노선이 판교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허탈해했다.
● 노후 산단·열악한 정주 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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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제 지평선산단은 자가용 없이는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익산역에서 광스틸 공장까지는 택시로 약 20분 거리였지만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공장 인근에는 수도권에서는 흔한 카페 하나 없었다.
청년 구직자들은 ‘기회 밀도’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전 모 씨(26)는 “자녀 양육, 자산 형성, 결혼 등 삶의 기회도 수도권이 더 많다고 느낀다”며 “생활·교육 인프라까지 개선돼야 취업도 지방으로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중소기업 인력난을 단순한 채용 문제가 아니라 지역 혁신 생태계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와 인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지방 중소기업이 자체 노력만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동일한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는 지방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며 “지방 중소기업과 인력에 대해서는 임금, 복지, 통근, 자산 형성 등을 묶은 차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문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연계하고, 부처별로 흩어진 사업전환 지원을 대규모·중장기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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