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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우경임]‘참교육’

입력 | 2026-06-16 23:21:00


참교육에 쓰이는 접두어 ‘참’은 ‘진정한’ ‘올바른’이란 뜻이다. 그래서 참교육은 입시 위주 경쟁 교육, 권위적인 학교 문화를 바꾸려는 교육 운동을 지칭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응징하고 인과응보를 구현한다는, 엉뚱한 뜻을 내포한 용어로 널리 쓰인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참교육’도 그런 의미다. 교육부에 교권보호국이라는 조직이 신설돼 교권 침해, 학교폭력, 악성 민원 등 교육 부조리를 폭력까지 동원해 초법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는 학생 인권만 강조되면서 교권이 추락하고, 내 자식밖에 모르는 부모가 극성을 부리고, 범죄가 판을 치는 교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결코 드라마가 현실보다 더하지 않다”며 “울면서 봤다”는 교사들도 있다. ‘부모 찬스’로 면죄부를 받고 반성하지 않는 학교폭력 가해자, 뒷돈을 받고 시험지를 판 교사, 악성 민원으로 교사를 괴롭힌 학부모, 불법 도박과 마약 조직의 조직원이 된 학생 등 뉴스에서 접했던 익숙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삐뚤어지고 엇나간 학생들을 ‘참교육’하는 줄거리지만 사실 문제 학생 뒤에는 문제 어른이 있었다. 학폭을 무마시키는 국회의원 아빠와 그 앞에서 비굴하기 그지없는 교장, 정신과 약을 복용시키며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 학생과의 갈등을 회피하기만 하는 교사 등 붕괴된 교실에선 ‘참어른’이 보이지 않는다.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이 학폭에 시달리는 학생에게 “어른한테 얘기해”라고 타이르자 “얘기해도 소용없다”는 무력한 답이 돌아온다. 맞폭력, 사적 제재 같은 비교육적인 내용에도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건 나화진이라는 ‘참어른’이 나타나 힘없는 학생을 구하는 영웅 서사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가 신드롬을 일으키자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이 교권보호국 신설을 제안했다. 해병대, 특전사 출신 교사들이 ‘나화진이 되겠다’고 연락을 해온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하지만 교육시민단체, 교원단체 등 교육계는 이를 두고 ‘교육의 사법화’ ‘교실의 신뢰 붕괴’를 가속화해서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한다. 교권보호국이라는 행정조직을 만들어 한 방에 풀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2023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교권 보호를 위한 대책이 줄줄이 나왔지만 교사들은 바뀐 것이 없다고 한다. 책임지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미루고, 교육청은 학교에 미루고, 학교장은 교사에게 미룬다. 결국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오롯이 감당할 몫이 된다. ‘참교육’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은 “드라마의 본질적인 메시지는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교권보호국이 신설된다 한들, 좋은 어른을 대체할 수는 없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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