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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퇴장 평생의 한…하석주 “‘황금 왼발’ 이동경의 슈팅 기대”

입력 | 2026-06-14 20:44:00


2018년 4월 10일 경기도 수원 아주대에서 하석주 아주대 축구감독 인터뷰.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멕시코가 안방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거친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 후배들이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경기를 펼쳐 나처럼 퇴장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선제골로 ‘영웅’이 됐다가 백태클 퇴장으로 한순간에 ‘역적’이 됐던 하석주 아주대 감독은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멕시코와의 역대 월드컵 맞대결에서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19일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하 감독은 “멕시코에 세 번 연속 지면 징크스가 될 수 있다. 이번에는 패배의 늪을 탈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라몬 라미레스에게 백태클을 한 뒤 퇴장당한 하 감독은 당시 TV도 없는 라커룸에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혼자 앉아 있었다. 전반전까지는 한국이 1-0으로 앞섰지만, 후반전 3번의 큰 함성이 들린 뒤 동료들은 고개를 숙이고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백태클 금지 규정이 강화된 프랑스 월드컵에서 백태클로 인한 첫 퇴장 선수가 됐던 하 감독은 “우리 팀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 정말 괴로웠다. 프랑스 월드컵 이후 몇 년간은 멕시코 대표팀이 출전한 경기는 아예 보지 않았고, 멕시코 음식도 먹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멕시코전 퇴장으로 하 감독은 1962 칠레 월드컵 때의 앙헬 카브레라(우루과이·1939~2010)와 가힌샤(브라질·1933~1983)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고 퇴장당한 선수가 됐다. 하 감독에게는 선수 인생을 통틀어 유일한 퇴장이었다.

하 감독에게 ‘라미레스는 백태클에 대한 악감정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하 감독은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라미레스를 만나게 되면 웃으면서 그때 일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 듯했다. 하 감독은 “지금도 라미레스가 (백태클을 당한 뒤) 과하게 넘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에 누워 다리라도 부러진 것처럼 행동했는데 다시 일어나 경기를 뛰지 않았나. 라미레스가 팀 승리를 위해 영리한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하 감독의 별명은 ‘왼발의 달인’이었다. 그는 날카로운 왼발 킥을 앞세워 A매치 통산 94경기에서 23골을 넣었다. 하 감독은 자신처럼 왼발 킥이 좋은 ‘황금 왼발’ 이동경(29·울산)이 이번 멕시코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동경은 왼발 슈팅이 정말 위력적이다. 내가 멕시코전에 나섰을 때와 나이도 비슷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축구 팬들을 향해 당부의 말도 남겼다. 그는 “어떤 선수도 실수 없는 경기를 펼칠 수는 없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서 뛴 선수들에게 비난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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