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경제학자 AI 에이전트가 소통-거래하면 플랫폼 간 이동 더 자유로워져 기존 시장 권력 균열 일어날 것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스차일드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에서 응용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합류 이전에는 SaaS 스타트업 프레딕트와이즈를 공동 창업해 경영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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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가져오는 진정한 경제적 변화는 단순히 연산 및 정보 처리의 속도 향상이 아니다. 핵심 변화는 소비자와 기업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마찰을 제거한다는 데 있다. 지금은 세금 신고를 맡길 회계사를 바꾸려면 처음부터 개인의 재정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하고, 맞춤형 케이터링을 문의하려면 사람이 전화를 걸어 요청 사항을 일일이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비용과 일상적 마찰이 소비자의 선택을 제약하고,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의 매끄러운 이동을 가로막으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효율성을 갉아먹는다.
하지만 에이전트 간의 직접 소통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AI 에이전트 경제에서는 소비자 곁에는 보조 에이전트가, 기업 곁에는 서비스 에이전트가 붙어 직접 협상하고 거래를 완결 짓는다. 지금도 서비스 에이전트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인간 사용자를 상대할 뿐 아직 다른 에이전트와 대화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에이전트들끼리 경제 주체로서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하면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AI 에이전트 경제를 연구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소속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스차일드로부터 에이전트가 독립적인 주체가 됐을 때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들었다. DBR 5월 2호(441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AI 에이전트 경제가 도래하면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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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무엇인가?
“다른 하나는 ‘에이전트 웹(web of agents)’이라 불리는 개방형 시장이다. 오늘날의 www처럼 어떤 에이전트든 다른 에이전트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칭한다. 이 세계에서는 작은 기업도 거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경쟁과 혁신이 더 넓은 층에 분산된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신원 확인, 책임 귀속, 보안, 표준화에 관한 광범위한 제도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이 쉽지 않을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커뮤니케이션 마찰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커뮤니케이션 마찰이란 소비자가 자신의 선호를 표현하고, 선택지를 탐색하고, 조건을 협상하고, 거래를 완료하는 데 드는 비용 전반을 가리킨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왔다.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하고, 웹사이트를 일일이 클릭하며 탐색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막연한 목표를 구체적인 조건으로 번역하며, 기업과 직접 상호작용한다. 결국 사람이 개입하던 반복적인 과정들이 기계 간 교환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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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 첫째, 탐색 비용이 줄고 의사 결정 주기가 압축된다. 둘째, 가격과 품질 경쟁이 치열해진다. 셋째, 지금까지 하나의 묶음으로 처리되던 거래나 상호작용이 수백, 수천 개의 마이크로 단위로 분해될 수 있다. 정보가 거의 손실 없이, 비용 없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소규모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 과거에는 소비자에게 닿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나 유통망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에이전트 인터페이스를 통해 훨씬 낮은 진입 장벽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커뮤니케이션 마찰 감소는 처리 능력의 향상 이상으로 시장 구조를 재편할 힘을 가진다. AI는 ‘더 빠른 도구’를 넘어 소비자와 기업이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인프라가 될 것이다.”
―소비자 에이전트와 기업 서비스 에이전트가 직접 거래하게 되면 기존 디지털 중개자의 시장 지배력은 약화될까?
“소비자 에이전트와 기업 서비스 에이전트 간의 직접 거래가 기존 중개 플랫폼의 힘을 약화시킬지 여부는 결국 플랫폼의 권력이 어디서 나오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플랫폼의 강점이 ‘록인(lock-in)’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즉 그동안 높은 전환 비용, 조정 비용, 상호운용 장벽을 통해 사용자를 묶어 두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면 에이전트 경제에서 그 힘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쇼핑)과 익스피디아(여행) 외에도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마찰을 줄여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던 오픈테이블(외식), 스포티파이(음악) 등 양면 플랫폼들의 존재 이유가 흔들리고 상당한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지금은 식당을 예약하려면 식당 예약 앱을 찾아야 하지만 미래에는 개인의 AI 에이전트가 식당의 AI 에이전트와 직접 대화하면서 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에이전트끼리 협상을 하게 되면 플랫폼 간 이동도 훨씬 쉬워진다. 물론 기존 강자들은 이 흐름에 저항해 에이전트 간 통신을 막는 새로운 기술적·계약적 장벽을 세우면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