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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女소방관 카톡에 “소맥 4잔 원샷, 둘이 노래방 가자고”

입력 | 2026-06-11 22:57:00

지난해 10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이 생전 약혼자에게 음주 회식을 토로하며 보낸 메시지. (독자 제공) ⓒ 뉴스1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숨진 광주소방본부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사망 경위를 두고 직장 내 괴롭힘과 음주 강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11일 약혼자가 고인의 생전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유족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생전 과도한 회식과 음주 중심의 조직문화, 사적 심부름 지시 등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약혼자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고인은 “여기 미쳤다. 술을 너무 빨리 마신다. 오자마자 소맥(소주+맥주) 4잔 원샷”이라고 상황을 알렸다. 그는 “(상급자가) 둘이 노래방에 가자고 한다”며 곤혹스러워했다.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이 생전 약혼자와 나눈 대화. (약혼자 제공) ⓒ뉴시스

이와 관련해 약혼자는 “전혀 술도 못하는 사람이 회식에 빠지면 밉보일까 봐 어쩔 수 없이 갔다”며 “집에 오면 수차례 구토를 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취해서 왔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해 소방본부 차원의 엄정한 엄벌이나 객관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숨진 여성 소방공무원 약혼자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소방본부는 고인의 사망 직후 공문에 사망 원인을 약혼자와의 불화라고 적시했다. 약혼자는 이에 반발해 생전 음주 강요로 힘들어했다는 메시지 등을 근거로 본부에 감찰을 요구했다. 본부는 5개월 넘게 감찰을 하지 않다가 유족이 소방청을 방문하자 지난달 감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약혼자는 “본부가 공식 공문에 허위 사실을 적시해 죽음의 책임을 약혼자와 유가족에게 전가하는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토로했다.

소방노조는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본부장의 공식 사과와 실효성 있는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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