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호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 서울 용산구 한남 테니스 코트에서 활짝 웃고 있다. 1990년 테니스를 처음 접한 뒤 37년째 코트를 누비는 박 고문은 최근 레슨을 다시 받으며 아마추어 고수들을 누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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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당시 청사(서울 종로구) 뒤에 테니스 코트가 있어 쉽게 칠 수 있었죠. 하지만 신참 사무관이라 주로 구경만 했어요. 그러다 군 복무 후 1992년 인천항만청으로 발령받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인천항만청 연안부두 청사에도 테니스 코트가 있었다. 공무원들과 어울리며 쳤다. 레슨은 받지 않았다. 그래서 실력이 고만고만했다. 1994년 국무총리실로 옮겼고, 중앙 부처 테니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도 강호 국세청, 감사원에 늘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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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대기 중이었을 때 테니스를 많이 쳤어요. 집(서울 서초구 잠원동) 근처 한강공원 코트에 갔는데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코치가 ‘앞으로 30년 이상 테니스를 치려면 폼을 완전히 고쳐야 한다’고 했죠.”
매일 1시간씩 4개월을 꾸준히 배웠더니 비로소 폼이 안정됐고, ‘테니스 좀 친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 그는 “기초의 중요성과 꾸준함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박 고문이 2007년부터 3년간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 파견된 시절에 테니스는 큰 버팀목이 됐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이질감, 매일 터지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에게 테니스는 심신 건강의 활력소였다.
“파리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과 자주 만났는데, 그 직원이 테니스를 잘 치고 좋아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사관 직원들과 주말마다 어울렸어요. 당시 대사님도 테니스광이었죠. 지인들끼리 골프도 쳤는데, 어느 순간 골프장은 안 가고 테니스 코트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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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공무원 생활을 그만둔 뒤에도 테니스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동네 클럽, 공무원 동호회 등의 지인들과 주기적으로 어울렸다. 그러다 2024년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70)이 운영하는 JW클럽에 합류하면서 테니스에 대한 전의를 새롭게 불태우고 있다.
“JW클럽엔 아마추어 고수가 즐비해요. 저도 좀 친다고 생각했는데 그들과 겨루면서 단 1승도 못 했어요. 그래서 레슨을 다시 받고 있습니다.”
박 고문은 서울 용산구 한남 테니스 코트에서 국가대표 출신 코치로부터 10개월째 매주 한 번, 1시간씩 레슨을 받고 있다. 주 2회 이상 2∼3시간 실전 게임까지 하며 ‘JW코트 1승’을 목표로 실력을 쌓고 있다. 그는 “한때 1-6, 2-6으로 맥없이 졌지만, 이제는 4-6까지는 따라붙었다. 조만간 1승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고문이 꼽는 테니스의 가치는 건강 관리 그 이상이다. 규칙적인 테니스 치기가 생활 리듬까지 잡아 준다. 업무상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그는 “술을 많이 마시면 경기력이 확실히 떨어진다. 그래서 테니스 치기 전날은 꼭 금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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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만난 테니스는 검도와는 또 다른 묘미를 줬다. 주로 복식을 치는데, 사교의 장이 됐다. 심신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테니스를 치라고 해준 그 과장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단조로울 뻔한 인생이 활기차졌습니다. 지금 매우 건강하고 즐겁습니다.”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