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의 실물.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HBM은 초미세공정으로 만든 D램을 켜켜이 쌓아 만든다. 삼성전자 제공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최근 연간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합산액은 약 89조8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을 크게 앞선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연간 투자 규모는 2021년 72조2307억 원에서 2022년 78조459억 원, 2023년 88조8739억 원, 2024년 88조7398억 원을 거쳐 지난해 89조893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광고 로드중
● 삼성 1위·SK 4위…연간 투자만 125조 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투자액을 합치면 약 125조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차세대 공정 도입과 생산능력 확대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초를 쌓았다고 평가한다.
다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광고 로드중
● 투자 총액은 세계 최고 수준…R&D 비중은 과제
이러한 격차는 R&D와 설비투자를 모두 합친 ‘매출액 대비 총투자 비중’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인텔 53.8%과 △마이크론 52.6%은 한 해 벌어들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래 기술과 인프라에 통 큰 투자를 감행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어 △TSMC 39.9% △텍사스인스트루먼트 37.5% △SK하이닉스 36.1%가 뒤를 이었고 △삼성전자는 26.9%였다.
다만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의 투자 규모를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기업간 사업 구조 차이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조사의 한계점을 밝혔다. 생산시설을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IDM(종합반도체)이나 파운드리 기업은 설비투자 비중이 필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반면, 엔비디아나 퀄컴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설비투자 대신 R&D에 투자가 집중되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