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문지혁 신작 ‘실전 한국어’ 오토픽션 ‘한국어’ 3부작 완결편 언어 수업서 스토리텔링 강의로 “이야기가 곧 우리 인생이기 때문”
‘실전 한국어’를 마지막으로 ‘한국어’ 3부작을 마무리한 문지혁 작가.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실제 삶과 소설적 상상력이 섞인 오토픽션(autofiction)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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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게 결국은 ‘단어’를 잃고 얻고 되찾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일종의 사전이라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제 사전엔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소설입니다.”
소설가 문지혁(46)이 신작 ‘실전 한국어’(민음사)로 7년에 걸친 ‘한국어’ 3부작을 매듭지었다. 2020년 ‘초급 한국어’, 2023년 ‘중급 한국어’에 이은 완결편이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한국에서 문학 강의를 하는 작가 본인과 비슷한 삶을 사는, 또 다른 ‘문지혁’의 삶을 따라가는 연작 소설이다.
많은 독자가 3편은 ‘고급’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제목엔 ‘실전’이 달렸다. 2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문 작가는 “인생엔 고급이 없다. 특별하단 사람의 삶도 고급은 아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공평한 말이 ‘인생은 실전’ 아닐까”라고 말했다. “초중고로 이어지는 뻔한 순서에 비틀기를 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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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는 소설을 관두려고 썼던 책입니다. 2010년 데뷔해 10년 가까이 무명으로 지내 더 쓰는 게 의미 없겠다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제 얘기나 하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뜻밖에 좋은 반응이 돌아왔고, 작가는 그제서야 ‘내가 오토픽션을 썼구나’ 깨달았다고. 이후 이 장르를 더 공부하며 가능성을 봤고, 제대로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작품이 이어질수록 실제 문지혁과 소설 속 문지혁의 거리는 벌어졌다. 초급 땐 작가와 아주 가까웠지만, 중급과 실전으로 갈수록 더 슬프고 고통스러운 쪽으로 갔다. 문 작가는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1929∼2023)의 “소설 속 인물은 모두 나의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이란 소설 문장을 인용하며 “더 나쁜 선택, 더 고통스러운 시공간에 내가 있었다면, 그 답을 소설 속 ‘문지혁’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급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주인공은 실전에 이르러선 스토리텔링을 강의한다. 작가는 단순 언어 수업에서 그 언어로 구성된 이야기 가르치기로 확장된 것에 대해 “이야기가 곧 우리 인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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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선 ‘끝말잇기’가 중요한 메타포로도 등장한다. 작가는 이 놀이를 인생의 은유로 봤다. 그는 “부모는 자식에게 DNA란 끝말을 물려주고, 자식은 그 단어로 제 삶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넘긴다”며 “끝말은 단어의 끝이지만, 받는 순간 또 다른 시작이 된다”고 했다. 3부작으로 이어진 자신의 소설 역시 “일종의 끝말잇기의 결과물”이라고 봤다.
3편을 마지막으로 ‘한국어’ 시리즈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작가의 오토픽션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올가을부터 새 오토픽션을 연재할 겁니다. 군대 시절을 다룬 작품이에요. 군대는 국가 폭력이 사람을 도구로 만들면서도,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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