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NOW] 화산 분화구 같은 스타디움 눈길 밤이면 적막해지는 카르텔 도시… 주민 “다닐때 소매치기 조심해야” 대회기간 안전요원 10만명 투입… 현지 교민들 월드컵 분위기 들떠
5일 찾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지만 적막이 가득했다. 인적이 드문 스타디움 주변을 멕시코 국가방위대원들이 삼엄히 지키고 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곳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체코)과 2차전(멕시코)을 치른다. 미국 유타주에서 사전 캠프를 마친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결전지인 멕시코에 입성한다. 과달라하라=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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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라하라는 멕시코 전통 음악 ‘마리아치’와 멕시코의 상징과도 같은 증류주 ‘테킬라’의 본고장이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과달라하라를 “가장 멕시코다운 도시”라고 부른다.
멕시코 할리스코주의 주도(州都) 과달라하라는 11일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었다. 과달라하라 국제공항에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새롭게 깔렸고, 도시 명물인 미네르바 원형교차로는 400만 달러(약 61억 원)를 들여 새롭게 단장했다. 도시 곳곳에 멕시코 대표팀 선수들을 내세운 대형 광고판이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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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월드컵에 대한 설렘만이 도시를 감싸고 있는 건 아니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과달라하라의 밤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 지역은 거대 마약 밀매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과달라하라는 2월 마약 카르텔을 둘러싼 소동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엘 멘초’라는 별명으로 악명 높은 마약왕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가 사살된 후 조직원들이 도시 곳곳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와 차량 파괴 등 보복성 폭동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과달라하라는 마약 카르텔의 활동이 여전한 데다 실종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과달라하라에서 6년째 거주 중인 크리스토발 미겔 씨(22)는 “인프라와 조경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도시는 아름다워졌다.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치안 문제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월 카르텔 사태 이후) 한동안 집에만 있었다. 원래 그런 도시다”라며 “최근에는 카르텔의 활동이 다소 잠잠해졌지만, 밤에 돌아다닐 때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선수들이 4일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1-0·한국 승) 후반 12분에 이동경의 프리킥 골이 나온 뒤 함께 기뻐하는 모습. 프로보=뉴스1
멕시코 거주 한국 교민들은 ‘홍명보호’가 안전한 환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기를 바라고 있다. 정상구 멕시코 한인회장은 “교통이나 치안, 숙박 문제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월드컵 성공 개최와 한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 불안감은 잠시 접어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과달라하라 한인회 소속 교민 80여 명은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직접 찾아 한국 대표팀을 응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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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라하라=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