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에 숨겨진 과학 사상 첫 4개 패널로 공인구 제작… 비행 안정성 업, ‘UFO 궤적’ 줄여 출전 선수 전신 스캔해 3D 재구성 시야 가려진 상황서도 정밀 추적… 경기장 드론 접근 등 실시간 감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 이번 공인구는 월드컵 최초로 4개 패널 구조를 적용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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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1일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선 최첨단 과학기술이 선보인다. 공인구의 공기역학 설계, 경기장 잔디, 인공지능(AI) 기반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정, 드론 탐지 시스템까지 과학기술이 경기 운영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다.
● 역대 최초 4개 패널만으로 만든 공인구
먼저 축구공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의 이름은 ‘트리온다(Trionda)’다. 지난해 10월 FIFA와 아디다스가 공개한 트리온다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4개 패널만으로 제작했다. 2014년 ‘브라주카’, 2018년 ‘텔스타18’은 6개, 2022년 ‘알 리흘리’는 20개의 패널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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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온다는 대신 강제로 표면을 거칠게 만들었다. 패널 개수를 줄인 대신 각 패널에 깊은 홈 3줄과 미세 요철을 넣어 비행 안정성을 높였다.
새로운 설계가 공의 성능을 실제로 높였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도 최근 공개됐다. 존 에릭 고프 미국 퓨젯사운드대 객원교수팀은 인공바람으로 공기 저항을 측정하는 ‘풍동 실험’으로 트리온다의 공기역학 특성을 2010∼2022 월드컵 공인구와 비교했다. 그 결과 트리온다가 이전 공인구들보다 비행 안정성이 높으며, 불규칙 궤적이 줄어들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 공기 저항이 컸다. 연구팀은 “강하게 찬 롱볼이 예상보다 몇 m 짧게 떨어질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은 무회전 상태의 분석 결과로 실제 경기에서의 스핀·습도·기온 등 외부 변수를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사이언스’에 3월 공개했다.
트리온다 내부에는 ‘커넥티드 볼’ 기술도 적용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공 안의 센서가 킥 순간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한다. 비디오판독(VAR)과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 판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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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잔디에는 8년간의 연구가 담겼다. FIFA는 잔디 품질 개선에 500만 달러(약 75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 존 소로찬 미국 테네시대 교수팀에 잔디 개발을 요청했다. 소로찬 교수팀은 공이 튀는 높이부터 선수 접지력·잔디 탄성·잔디 파임 등을 분석해 경기장별 맞춤 잔디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수팀은 “잔디 길이 5㎜ 차이만으로도 공 속도와 선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경기장마다 다른 잔디 품종과 관수 방식·관리 주기를 설계했다. 더운 지역에는 버뮤다그래스, 서늘한 지역에는 켄터키 블루그래스와 라이그래스를 혼합 적용했다.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돔 경기장에는 천장 이동형 발광다이오드(LED) 생장등으로 천연 잔디 광합성량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 AI로 고도화되는 오프사이드 판독… 보안 기술↑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도 고도화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선수 신체 주요 부위 29개 지점만 추적해 오프사이드를 판독했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는 선수 전신을 3D로 재구성한 아바타를 판독에 사용한다. FIFA는 대회 전 참가 선수 전원을 전신 스캔해 AI로 3D 모델을 미리 만들어두고 경기 중 빠른 동작이나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도 선수 위치와 자세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1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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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이버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개국·16개 도시로 분산된 이번 대회 구조가 사이버 공격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는 해킹 라우터가 발견되기도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공동 개최로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
문혜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