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4년 기준치 1에 미달 0.93 당시 사업소 “조속히 개축해야” 서울시, 통행차량 중량 상한만 낮춰 오늘 굴삭기만 동원해 철거 재개… 경의선 내일 오전부터 운행할 듯
아슬아슬 위기 모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벌어진 26일 오후 2시 31분경 고가 상판 위에서 안전점검을 하고 있던 와중에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한 관계자(점선)가 추락할 위기에 처했지만 나머지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추락을 면했다. 이날 사고로 시공업체 현장소장 등 3명이 숨졌고, 3명이 다쳤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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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무너져 사상자 6명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수년 전부터 교량 핵심 구조물인 ‘거더’(받침보)의 안전율이 최소 기준치에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서울시는 ‘거더가 잘 받쳐져 있다’는 이유로 붕괴를 막을 보강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실제론 안전 기준에 못 미치는 상태였던 셈이다.
한편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아 29일 0시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빠르면 30일 오전부터 경의선 사고 구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거더 안전율, 2024년에도 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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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단은 안전을 위해 5년마다 이뤄지는데, 직전 진단에서도 서소문 고가차도 거더 부분의 안전율은 기준에 못 미쳤다. 2020년 4월 작성된 서울시 서부도로사업소의 서소문 고가차도 유지관리(개축) 관련 자문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측정한 거더 안전율 역시 0.93으로 기록했다. 당시 사업소는 보고서에 “거더 부분의 긴급한 보강은 필요치 않다”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서울시는 안전율 미달을 파악한 뒤 별도의 보강 조치 대신 통행 중량을 낮추는 방편을 취했다. 2019년 12월 서소문 고가차도를 지날 수 있는 차량의 중량 상한을 30t에서 20t으로 낮춘 데 이어 2025년 7월 10t으로 한 차례 더 낮춘 것. 서울시 교량안전과 관계자는 “실질적인 안전율은 올라간 셈”이라고 말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2024년 철거 계획 최초 수립 당시 거더 안전에는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붕괴 사고는 바로 그 거더 부분에 2.9cm의 침하가 발견된 후 발생했다. 서울시 직원과 외부 구조기술사, 시공사와 감리업체 직원 등이 거더 사이에 설치된 비계에 진입해 손상 정도를 파악하다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3명이 숨졌다. 당시 작업자들은 구명줄도 착용하지 않은 채 투입됐다. 또 침하가 발견된 26일 오전부터 붕괴 사고가 일어난 12시간 사이에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 철로로 승객을 태운 열차 59대가 지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통행 중량을 낮춘 조치와 별개로 철거 과정에서 구조물의 균형이 깨지는 등 안전율이 더 낮아졌을 것을 고려해 안전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강부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교량이 오래되면 구조적 안전율이 점차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0.93으로 떨어진 게 분명히 확인됐다면 안전율을 1.0 이상으로 올리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춘환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구조 안전율 0.93은 이론상 한계 상태라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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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이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회의를 열고 작업계획 심의를 거쳐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의 재개를 조건부 승인했다. 서울시는 “고가차도 잔여 구조물에 대한 긴급 철거를 29일 0시부터 시작한다”며 “30일 오전 5시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해 서소문로 통행과 경의선 첫차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붕괴된 잔해를 우선적으로 제거한 뒤 순차적으로 고가 완전 철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안전을 위해 인력 투입 없이 압쇄기를 부착한 굴삭기만 활용해 철거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압쇄 공법에 따른 상부 거더 해체 작업 계획을 노동부로부터 승인받았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