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임수 정책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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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만큼 교육감 선거에 딱 들어맞는 표현도 없다. 올해 16명을 뽑는 시도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낸 후보는 58명. 서울에서는 무려 8명의 후보가 나왔다. 하지만 지역 여론조사마다 지지하는 교육감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60, 70%를 오간다. 국민 대부분이 교육감 선거에 누가 나왔는지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2년 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은 23.5%에 불과해 함께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 투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럴수록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이번에도 후보 결정 단계부터 진흙탕 싸움이 반복됐다. 정당 공천이 불가능한 구조에서 보수든, 진보든 후보가 난립하고 단일화 과정에서 경선 불복과 고소, 고발이 난무하며 국민 냉소만 키우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자리 뒷거래에 논문 표절, 대필, 불법 도박 의혹 같은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가 놀라울 만큼 비교육적이다.
정치판보다 더 정치적인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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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선제 시행 20년에 접어든 지금 정치적 중립은 허울만 남았다. 교육감 선거는 이미 보수, 진보 간 정치 대결의 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진보 후보는 으레 파란 점퍼(더불어민주당)를, 보수 후보는 빨간 점퍼(국민의힘)를 입고 유세한다. 선거 현수막과 공보물에도 ‘민주 진보 후보’, ‘중도 보수 후보’ 등을 버젓이 표기하며 정치색을 드러낸다. 교육 철학과 정책 경쟁도 실종됐다.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선심성 공약은 정치판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올해 58명 후보 중 40명이 ‘현금 살포 공약’을 내놨다. 펀드, 바우처, 수당 등의 형태로 적게는 10만 원부터 많게는 5000만 원까지 지원한다고 한다.
선거비 지출 역시 만만찮다.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한 사람당 쓴 돈은 10억8000만 원으로 시도지사 후보 선거비보다 2억 원이나 많았다. 올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당 지원 없이 막대한 선거비용을 개인이 감당하다 보니 출판기념회 같은 편법으로 돈을 끌어모으고, 선거 빚을 갚기 위해 뇌물을 받는 등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직선제 도입 이후 뇌물, 횡령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육감이 10명을 넘는다니 아이들 보기 부끄러울 지경이다.
수명 다한 직선제, 대수술해야
이쯤 되면 교육감 직선제는 수명을 다했다고 봐야 한다. 국민 여론도 싸늘하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이 교육감 직선제 중심의 지방교육자치에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긍정 평가는 10% 남짓이었다. ‘교육 소통령’이라 불리는 막강 권한의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사실상 낙제점이란 뜻이다. 하지만 선거제 개편론은 선거철마다 등장했지만 늘 말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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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정책사회부장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