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수립 압박 주요 중동국에 전화…빈살만 등 반발
아브라함 협정은 미국의 중재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과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한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을 집권 1기의 주요 치적으로 강조하며 참여국을 늘릴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중동국 정상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문제를 즉각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협정 확대를 통해 외교 성과를 강조하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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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5년 11월18일 백악관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2.20. 워싱턴=AP/뉴시스
가자 전쟁과 이란 전쟁을 거치면서 사우디 내 반(反)이스라엘 여론이 고조되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스라엘에 더욱 강경해졌다. 한 소식통은 사우디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며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가는 길에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 전쟁은 이스라엘 역시 미국을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데 일조한 위험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하는 계기였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사우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이는 트럼프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완전히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요구”라고 짚었다.
파키스탄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이스라엘과의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사실상 거부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최근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우리의 근본적 이념과 충돌하는 어떠한 협정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67년 이전의 국경선으로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가 수립될 때까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국의 오랜 입장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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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