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기술 활용, 2031년부터 생산” 양산땐 삼성·TSMC 바짝 따라와
중국 베이징 쇼핑가의 한 화웨이 매장. 2025.07.02 [베이징=AP/뉴시스]
● 화웨이 “2031년까지 1.4나노 반도체 제조”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허팅보(何庭波) 화웨이 반도체 사업부 사장은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전기전자공학회(IEEE)의 국제회로시스템세미나의 기조 연설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새 기술을 활용해 2031년부터 1.4나노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TSMC가 같은 칩을 2028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3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인텔 등도 1.4나노 반도체 생산 목표를 2029년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와 화웨이의 생산 가능한 반도체 수준은 약 5년 정도 벌어졌는데, 이번에 그 격차를 줄일 새로운 경로를 개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허 부사장은 새로운 기술과 관련해 기존의 반도체 업계에서 통용되던 ‘무어의 법칙(Moore’s Law)’ 대신 새로운 개념의 ‘타우의 법칙(Tau Scaling Law)’를 제시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 발전은 집적회로의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왔다. 하지만 트랜지스터가 원자 수준까지 작아져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화웨이가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무어의 법칙이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드는 ‘공간’에 집중해왔다면 타오의 법칙은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을 단축하는데 주목했다. 이날 화웨이는 신호 전달과정의 저항을 줄여 결과적으로 트랜스지터 집적도를 높이는 ‘로직폴딩(LogicFolding)’ 기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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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되면 글로벌 반도체 요동칠 듯
화웨이의 주장이 상업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반도체 지형과 인공지능(AI) 패권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 기술기업의 첨단 반도체 물량이 앞으로 중국 내부에서 해결되며 주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 제재로 최첨단 AI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춤했던 중국의 AI 산업 전반이 중장기적으로 다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화웨이 발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첨단 EUV 장비 없이 구형 장비로 미세공정을 반복하면 불량률이 치솟고 생산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구형 노광 장비를 이용해 5나노 반도체 생산에 나섰지만 비용 문제로 사실상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화웨이 역시 최신형 EUV 없이 수율 문제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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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