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00만원 펀드 지원” “운전면허 30만원”… 10명중 7명 ‘현금 뿌리기’ 공약 쏟아내

입력 | 2026-05-26 04:30:00

[지방선거 D-8]
지방교육교부금 작년 70조 달해
공교육 무관 비용까지 선심 남발




전국 시도 교육감 후보 10명 중 7명은 6·3 교육감 선거에서 ‘현금성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가 줄어도 내국세와 연동해 자동으로 불어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의 교육 예산 구조가 이 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와 강우창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국 시도 교육감 후보 58명의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후보 40명(68.9%)이 현금 지원성 공약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금액를 밝힌 후보만 22명이다.

이남호 후보(전북)는 학생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장기 적립한 금액에 교육청 예산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5000만 원의 ‘우리아이자립펀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고교 졸업 때까지 총 5000만 원을 적립해 대학 등록금 등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상신 후보(대전)는 고교 신입생 1만3075명에게 10만 원 상당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통장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현금성 공약을 쏟아낸 40명 중 9명은 콕 집어 ‘100만 원 지원’을 약속했다. 김진균 후보(충북)는 중학교 입학생에게 100만 원을 지급해 펀드로 굴린 뒤 대학 등록금이나 취업 준비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류수노 후보(서울)는 예체능과 디지털 교육에 쓸 수 있도록 청소년 1인당 100만 원의 교육 화폐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구광렬 후보(울산)는 고교 3학년에게 100만 원의 지역화폐나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했고, 조전혁 후보(서울)도 저소득층에게 방과후학교 수강권 100만 원을 약속했다.

사교육비 지원을 약속한 후보도 있다. 최광익 후보(강원)는 월 20만 원의 사교육비 지원을 약속했고, 송영기 후보(경남)는 학생교육기본수당으로 매달 10만 원을 지급해 학원 수강이나 스터디카페 등에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임태희 후보(경기)는 학생들의 자동차 운전면허 취득에 30만 원 지원을 약속했다. 정근식 김영배(서울), 안민석(경기), 이대형(인천) 후보 등은 무상교통비 지원을 내걸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공교육과 무관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대표적인 선심성 공약”이라며 “저소득층의 교육 기회를 넓혀주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수당이나 기본소득을 주는 현금 뿌리기식 공약은 문제가 많다”고 했다.

후보들이 손쉽게 현금성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는 내국세 20.79%가 자동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동안 초중고교 학생은 100만 명 넘게 감소했지만, 교육교부금은 지난해 70조3000억 원으로 27조 원이 늘었다.

교육감들이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이행하려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써야 할 재원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교부금을 현금 살포성 공약 실행을 위해 쓸 경우 교육 인프라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유권자 표심을 겨냥한 현금성 공약 경쟁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