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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는 제품이나 장소를 체험한 후 올리는 리뷰 콘텐츠가 많은데 최근엔 창고형 약국 리뷰들이 많이 올라온다. ‘가성비 약국템 총정리’나 ‘창고형 약국이 무조건 싸다는 착시’ 같은 것들이다. 창고형 약국은 대형마트처럼 널따란 공간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한데 진열해 놓아 사람들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대형 약국을 말한다. 창고형 약국의 등장으로 약국이 의료 공간이 아닌 쇼핑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동네 약국은 소비자가 증상을 얘기하면 약사가 약을 선택해 꺼내 주지만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가 약을 골라 가면 약사가 계산해 주는 구조다. 창고형 약국의 강점은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 말고는 다 있다는 점.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상비약부터 영양제, 화장품, 염색약, 반려동물용품까지 수천 종의 제품을 대량 매입을 통해 동네 약국보다 싸게 판다. ‘1+1’ 행사 상품들로 호객하고 소비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특가로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5월 경기 성남시에 처음 들어선 이후 1년 만에 전국에 40개가 생겼다.
▷해외에선 대형 약국들이 대세다. 월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대형마트 안에 약국이 있고, 약과 생활용품을 함께 파는 드러그스토어도 많다.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일본의 마쓰모토 기요시 같은 체인형 드러그스토어는 인기 관광 코스다. 이와 달리 한국은 동네 약국 위주인데 이는 약사법의 ‘약사 1인 1약국’ 조항으로 체인화가 어렵고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인근 병원의 처방전 조제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험하는 약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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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창고형 약국을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드러그스토어 쇼핑의 즐거움을 체험한 해외 여행객들과 창고형 약국 덕에 약값 부담을 덜어낸 만성질환자들이 많아 약국의 대형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동네 약국은 급할 때 가장 쉽게 의지할 수 있는 보건 의료 기관이다. 고령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선 마을 사랑방처럼 심리적 안전망 역할도 한다. 좋은 약을 싸게 살 수 있게 하는 유통 혁신이 가장 가까이서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해 온 동네 약국의 소멸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