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택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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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검찰개혁 후속 입법 작업은 물밑에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핵심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것인지다.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큰 민감한 이슈다 보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제 모드’를 유지해온 것이다. 10월 공소청·중수청이 문을 열기 전까지 정비가 끝나야 할 사안이어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일부 인정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어 왔다. “구더기가 싫어도 장독을 없애면 되겠느냐”(2025년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2026년 1월 신년 기자회견)는 이유에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준다는 건 보완수사권은 주지 않겠다는 뜻”(정청래 대표)이라는 등 보완수사권을 일절 인정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제 어느 쪽이든 결정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 직후 본격화될 보완수사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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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가에선 김 총리가 차기 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설령 그렇다고 한들 현직 총리가 민감한 정무적 현안을 놓고 대통령의 뜻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법조계에선 보완수사권에 대한 이 대통령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선 수사와 기소는 완전히 분리돼야 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점점 수사권을 확대해 과거 검찰의 폐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보완수사의 요건과 범위를 세밀하게 규정하면 방지할 수 있는 문제다. 반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면 사건 암장이나 부실 기소를 막기 어렵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구속력을 높이고 사건 당사자의 이의신청을 활성화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형사사법 절차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건 피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약자일수록 불편과 고통이 더욱 커질 것이다.
강경파 견제하고 중심 잡는 게 李 과제
이 대통령이 그동안 제한적으로나마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힌 건 이런 점들을 감안해서였을 것이다. 이제 관건은 실제로 법에 규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공소청·중수청법 제정 과정에서는 여당 강경파의 논리가 강하게 반영되면서 정부안에 포함됐던 경찰에 대한 검사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중수청이 검사에게 수사 개시를 통보할 의무 등이 빠졌다. 그 결과 수사기관에 대한 검사의 사법적 통제는 약화됐고,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현실적으로 입법 과정에서 여당 강경파를 견제하면서 중심을 잡을 사람은 이 대통령밖에 없다. 보완수사권만큼은 이 대통령의 의지가 끝까지 관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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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