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문서 작성 인력 등 덜 뽑는 듯” 취업자 수 증가폭 16개월만에 최소 과학-기술 분야, 통계 작성 후 최저 청년 고용률은 24개월 연속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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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를 기다리고 있는데, 요즘은 서류를 내도 연락 오는 곳이 거의 없어요.”
취업 준비생 박삼용 씨(32)는 지난해부터 회계법인과 정보기술(IT) 기업 등을 중심으로 구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잇따라 서류 전형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박 씨는 “예전에는 신입 채용을 하던 직무도 경력직 위주로 바뀌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도입 이후 코딩이나 문서 작성에 필요한 손이 줄어 사람을 덜 뽑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고용률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고용시장을 떠받쳐온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까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년층 고용 부진도 2년째 이어지며 고용시장 전반에 냉기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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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내수 소비 심리 악화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소매업 취업자(―5만2000명)는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 취업자(―2만9000명)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입은 운수·창고업 역시 취업자가 1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전달보다 증가 폭이 둔화됐다.
특히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11만5000명)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부문은 연구개발(R&D), IT 서비스, 법률·회계 등 고학력 비중이 높은 전문직 산업이다. 데이터처는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코딩, 회계, 문서 작성 등의 업무가 대체되면서 신입 채용 수요가 줄어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청년 고용률 24개월째 내리막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와 내수 소비 부진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AI 등으로 인한 인력 대체 문제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사회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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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