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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대구 달성 복원 본격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목표

입력 | 2026-05-11 11:42:02


최근 대구 중구 달성공원 내 달성 남측 성벽에서 발굴 및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70년 평생 그냥 흙으로만 쌓은 토성인 줄 알았죠. 동네 뒷산처럼 익숙한 곳이 1700여 년 전 대구의 힘을 보여주는 거대한 토목 유산이라니 놀랍습니다.”

10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 내 ‘대구 달성’ 남측에서 만난 주민 강창록 씨(73)가 성벽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1700년이라는 긴 세월을 견뎌온 달성은 발굴과 복원 과정에서 마침내 그 단단한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동안 흙으로만 만든 ‘토성’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m 두께의 흙벽 안에 납작하게 깬 돌들이 비스듬히 겹쳐 쌓여 있었다. 재단법인 대동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흙과 돌을 섞어 아래쪽부터 계단식으로 차례차례 쌓은 덕분에 1700년 이상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범한 토성으로 알려졌던 달성이 최근 정밀 조사 결과 대규모 석재를 사용해 축조한 고도의 석축 구조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역사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달성의 원형을 복원하고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도심 역사문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 655억 원을 투입해 2034년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대구 중구 달성공원 내 달성 남측 성벽에서 발굴 및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복원사업과 함께 발굴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재단법인 대동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며, 지난달 중순에는 발굴조사가 빠르게 진행 중인 남측 성벽에 대한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대동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달성이 축조 당시에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지만 이후 상부에 석축을 덧쌓고 표면을 고운 점토(피복토)로 마감한 구조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달성을 통해 토성에서 석성으로 변화해 가는 과도기적 형태의 성곽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대구 지역의 선진화된 고대 토목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동문화유산연구원은 달성공원 동물원이 2028년 수성구 대구대공원으로 이전하기 전인 2027년까지 남측 성벽과 북측 성벽, 옛 신사터 부지 등 4곳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달성토성 복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대구시는 2034년까지 동물사 철거(일부 리모델링 및 활용)를 시작으로 성체부 수목 정비, 달성역사관 및 야외전시관, 숲놀이터 조성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경상감영, 대구읍성과 함께 달성토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달성은 신라시대 제12대 왕인 첨해이사금 15년(261년)에 축조된 것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대구 분지 지형을 이용해 성벽을 쌓은 것으로, 경주 월성에 비견될 만큼 삼국시대 대구 세력의 위상을 보여주는 핵심 성곽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에 따라 대구의 중심 역할을 해온 달성은 조선시대에는 경상감영이 설치돼 행정 거점 역할도 했다. 경상감영은 정유재란 때 소실돼 안동으로 옮겨졌다가 1601년 중구 포정동 현재 자리로 이전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05년에는 일본 수비대장에 의해 공원으로 조성됐고, 1913년에는 대구 신사가 세워졌다. 이 때문에 당시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신사에 강제로 참배해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신사는 1966년 철거됐고, 이후 1969년 현대화 작업 등을 거쳐 현재의 달성공원으로 다시 조성됐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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