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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비만 치료제 복용자를 겨냥한 식품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GLP-1 친화적’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냉동식품과 간식이 슈퍼마켓 진열대에 늘고 있다.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별도 식단을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기존에 먹던 음식을 별다른 불편 없이 소화할 수 있다면, 해당 문구에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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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약물은 위고비, 오젬픽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혈당 조절과 소화, 식욕에 관여하는 체내 호르몬 GLP-1의 작용을 모방한다. 식욕을 낮춰 식사량을 줄이고, 체중 감량을 돕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이들 약물을 쓰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식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줄어든 식사량에 맞춰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조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제품은 포장에 ‘GLP-1 Friendly’라는 문구를 붙여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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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도 미국에서 GLP-1 계열 체중 감량 약물 사용자와 체중 관리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겨냥한 식품 라인 ‘바이탈 퍼슈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필수 영양소를 담고 있으며, 약물 사용자의 줄어든 식욕에 맞춰 1회 섭취량을 조절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GLP-1 Friendly’라는 문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별도로 관리하는 인증 표시는 아니다. 일부 업체는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으로부터 해당 문구의 포장 사용을 허용받았지만, 표현 자체에 대한 별도 규제 기준은 없다.
● 전문가 “특정 식품보다 불편감에 맞춘 조절이 중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품이 일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약물 복용자에게 필수적인 식품으로 여겨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특정 식품을 따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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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위고비 입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다만 약물 복용 뒤 위장관 증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식단 조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GLP-1 계열 약물은 위장관 운동 저하, 설사, 변비, 오심, 구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약물 복용 후 식사량과 섬유질 섭취가 함께 줄어들면 배변 습관도 달라질 수 있다.
송 교수는 이 경우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가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식이섬유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복부 팽만감이 심해질 수 있어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위고비 등을 맞은 뒤 기름진 음식이나 튀긴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며, 단백질을 챙기더라도 기름진 형태의 단백질은 속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식단을 바꾸기보다 부족한 영양을 살펴야
외신도 ‘GLP-1 친화적’이라는 문구가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너 메디컬센터의 등록 영양사 서맨사 스내셜은 “라벨은 매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소비자가 실제보다 더 건강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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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도 함께 살펴야 한다. 식사량 감소와 위장관 운동 변화로 변비가 생길 수 있고, GLP-1 약물이 갈증 신호를 둔하게 만들 수 있어 물을 꾸준히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GLP-1 친화적’ 식품은 약물 복용자의 변화한 식사량을 겨냥한 제품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평소 식사를 무리 없이 할 수 있다면 기존 식단을 유지해도 되며, 식사량 감소나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경우 단백질, 식이섬유, 수분 섭취를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