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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값 뛰고 비축유 바닥… 글로벌 항공사들 노선 대폭 축소

입력 | 2026-05-07 00:30:00

IEA “유럽 6주치만 남아 매우 심각”
루프트한자그룹 “2만편 감편” 발표
美 LCC 스피릿항공 영업 올스톱
美최대 델타항공은 증편 계획 접어




미국 저비용항공사(LCC) 스피릿항공(사진)은 2일(현지 시간) 갑작스럽게 모든 영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몇 년 전부터 제트블루 등 다른 항공사에 합병을 타진하다가 모두 무산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며 타격을 받자 영업 정지 당일 갑작스럽게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이 사실을 통지한 것이다. 심지어 발표 시각 비행 중이던 승무원들은 회사 운항통제실에서 비행기로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 사실을 전해 들어야 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항공유 가격 폭등에 비축유 물량까지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항공사들이 잇달아 영업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대폭 축소하는 등 항공 대란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LCC들은 아예 영업 자체를 중단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의 초대형 항공사들도 성수기 노선을 취소하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4일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비롯해 오스트리아항공, 브뤼셀항공, 스위스항공 등 루프트한자그룹 항공사들은 10월까지 총 2만 편의 단거리 비행 감편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감편 노선 중 상당수는 그룹사 소속 LCC가 담당하는 국내선 위주의 단거리 노선들이다. 이 그룹은 또 지역 항공사인 ‘시티라인’ 운항은 아예 중지하기로 했다. 에어프랑스-KLM그룹도 유럽 내 노선 160여 편을 취소하기로 했다.

유럽 항공사들의 이 같은 노선 감축은 연료비 폭등 때문이다. 에어프랑스-KLM그룹은 최근 분석 결과 4∼6월에만 연료비 지출이 지난해 대비 8억887만9000파운드(약 1조6215억 원) 늘어나는 등 올해 17억6502만7000파운드(약 3조5382억 원)의 추가 연료비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이 같은 예상도 연료를 웃돈 주고 구할 수 있을 때의 예상이다. 조금만 더 지나면 유럽에서 항공유를 구할 수 없을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럽 내 항공유 비축분이 6주 이내 분량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전쟁은 유럽 너머 미국 대형 항공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이란 전쟁으로 비용이 20억 달러(약 2조9115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올해 운항 편수를 지난해보다 3%가량 늘리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델타항공이 올해 공급할 예정이던 좌석의 3.5%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여행 전문지 트래블위클리는 그나마 델타항공의 노선 감축이 이 정도로 끝나는 이유는 델타가 미국 항공사 중 유일하게 자체 정유 시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에어캐나다는 밴쿠버와 앨버타, 토론토와 옐로나이프를 잇는 국내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짧게는 8월, 길게는 10월까지 중단한다. 웨스트젯도 운항 좌석 수를 총 5.5% 줄이기로 하는 등 북미 대형 항공사들의 항공 편수도 감소하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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