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韓화물선서 폭발] 靑비서실장 주재 ‘호르무즈’ 회의 靑 “인근 항구로 예인해 원인 조사” 해양-소방 감식전문가 급파 예정… 피격-내부 폭발 여러 가능성 염두 韓선박 호르무즈 탈출 더 어려울듯
4일(현지 시간)폭발이 발생 한 ‘HMM 나무’호. 길이 약 180m, 폭 약 30m 크기의 다목적 화물선(MPV)으로 컨테이너부터 원자재 등까지 다양하게 실을 수 있는 배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던 중 피해를 입었다. 한국선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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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한국 화물선에 폭발이 발생하자 ‘이란 공격 소행’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정부는 5일 “폭발과 화재 원인이 확인되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을 탈출시키는 ‘프로젝트 프리덤(Freedom·해방)’이 본격화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진 가운데 신중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정부도 한국 선박의 피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피격 여부는 물론 폭발이 의도적으로 한국 선박을 겨냥한 공격으로 발생했는지도 불분명한 가운데 자칫 한국이 무력 충돌에 휘말리면 호르무즈 해협 내 고립된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로키(low-key)’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靑 “폭발 원인 분석에 수일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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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HMM에 따르면 폭발은 기관실이 있는 배 뒤쪽 좌측 부근의 수면 아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원들은 “충격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선사에 보고했지만 수면 아래서 벌어진 일이라 실제 원인에 대해선 추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팎에선 ‘나무호’ 화재 사고와 관련해 함포나 기뢰 공격부터 드론으로 인한 공격부터 낙하물 충돌, 기관실 내부 폭발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해당 선박을 겨냥한 의도적인 함포, 기뢰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포, 기뢰 공격을 받았을 경우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나무호에 탑승 중이던 한국인 6명 등 선원 24명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나무호’가 정박해 있던 아랍에미리트(UAE) 앞바다는 이란이 기뢰를 설치했다고 경고했던 호르무즈 해협과도 90km 이상 떨어져 있어 기뢰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인근에서 유실된 기뢰가 폭발해 피해를 입혔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드론의 공격이나, 이동 중이던 드론의 추락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다른 배에서 관측한 결과 ‘나무호’는 외관에는 구멍이 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관실 자체 사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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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발발 뒤 호르무즈 해협 내에 정박돼 있던 한국 선박에 폭발이 발생하면서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들의 탈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무호 외 다른 한국 선박들도 정부 지침에 따라 보다 안전한 카타르 쪽으로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는 나무호를 포함해 26척의 한국 선박이 고립돼 있다.
외교 분야 고위 당국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이란이든 미국이든 어느 한쪽이 100%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선사들이 원래도 굉장히 신중한 입장이었는데 이번 사고로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행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려는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폭발) 원인 규명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할지 미국, 이란 등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도 해협 내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중동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정박 중인 우리 선박 26척과 일 단위로 연락을 지속하고 있으며 안전 확보와 필요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 상호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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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