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독미군 5000명 철수 명령] 유럽 주둔 미군의 절반이 독일에 美의 유럽-阿사령부 본부 등 집중… 감축 따라 미군 거점 재편 현실화 폴란드 “동맹 붕괴가 최대 위협” 주한미군 전력 재편 등 영향 주시
독일에는 유럽 주둔 미군 약 8만 명의 45.5%인 3만6436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번에 감축되는 5000명은 주독 미군의 약 13.7%에 해당한다. 주독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넘게 유럽 안보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다.
독일에는 미군의 유럽사령부(EUCOM) 본부,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본부, 유럽 지역 미 공군의 허브 역할을 해 온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B61 핵폭탄 등 미군 전술핵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뷔헬 공군기지도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공유 체계의 핵심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미군은 독일에서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 해안경비대, 우주군 인력까지 운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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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대서양 동맹 및 약해지는 러시아 견제
독일 또는 이탈리아로 추정되는 유럽 내 미군 공군기지 격납고에 B61 핵폭탄(왼쪽)이 F-16 전투기 옆에 배치된 모습. 독일은 전술 핵무기를 포함해 미군의 유럽 내 주요 군사 인프라가 대거 위치해 있는 국가로 꼽힌다. 미 국방부 제공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의 배신’이라고 반발하며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주둔하는 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주독 미군 감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러시아 견제 기능의 약화 가능성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주둔 미군을 통해 옛 소련과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왔다. 또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주독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은 훨씬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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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2일 X에 “대서양 공동체에 대한 최대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동맹의 지속적인 붕괴”라며 “우리 모두 이 재앙적인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주한미군 역할 변화 가능성
이번 사태의 파장이 주한미군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오간 바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한국 또한 미국의 군함 파견 요청 등에 즉각 응하지 않았던 만큼 주한미군 태세 변화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모양새다.
다만, 미국의 글로벌 안보 전략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여전히 큰 만큼 단기적으로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대신 주한미군이 대북 방어용 역할에서 벗어나 중국 견제 등을 위해 첨단 무기와 공군력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이 ‘북한’ 중심에서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중심으로, 전력 구조 또한 ‘지상군’ 위주에서 ‘공군, 우주 사이버군’ 등 다영역 작전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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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