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지는 불법 외환거래 여러개 가상계좌로 한도 넘겨 송금 코인으로 수출대금 받아 환치기도 금감원-관세청 등 합동단속서 적발
올해 1월 출범한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은 3개월여간 약 6000억 원 규모의 불법 해외송금과 환치기 등의 사례를 적발했다. 불법 외환거래가 가상계좌와 가상자산을 활용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관계기관들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 환치기로 매출 적게 신고해 세금 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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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적발된 한 ‘환치기’ 업자는 국내 수출업체가 중고 차량이나 자동차 부품 등을 해외 무역상에게 팔고 받아야 할 대금을 대신해서 받았다. 대금은 추적되기 쉬운 현금이 아닌 가상자산으로 지급됐다. 환치기 업자는 국내에서 이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바꾼 뒤 수수료를 챙겼다. 남은 현금만 수출업체에 전달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이렇게 환치기한 금액이 약 2000억 원에 이른다. 해외 무역상은 현지 규제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환치기 업자를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해당 환치기 업자를 검찰에 송치하고 수출대금을 받은 업체들도 조사하고 있다.
세금을 아끼려는 목적으로 환치기를 이용한 사례도 있었다. 국내 한 고철업체는 수출 금액을 낮춰 허위로 신고한 뒤 차액을 몰래 국내로 들여왔다가 적발됐다. 고철업체는 물품을 국내 판매가의 8분의 1 수준에 해외에 팔았다고 신고했다. 신고 금액만큼만 외화로 받았는데 실제로 챙긴 건 국내 판매가 수준이었다. 이 업체는 나머지 차액은 세금을 아끼려 불법으로 국내로 들여와 차명계좌로 받았다. 실제보다 낮은 매출을 신고해 세금을 덜 낸 것이다. 관세청이 환치기 혐의를 포착해 수사한 뒤 관련 정보를 공유해 현재 국세청에서 해당 업체의 조세 포탈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 지능화하는 불법 외환거래
최근 불법 외환거래는 가상자산이나 가상계좌를 활용하면서 복잡하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처럼 단일 기관만으로는 대응하기가 어려워 정부가 관련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대응반을 꾸렸다. 금감원이 불법 외화 송금 혐의를 관세청에 공유하면 관세청이 수사하고, 그 과정에서 조세 포탈 혐의를 포착하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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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