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차량 법규 위반 78%가 택시 사망자 절반이 심야 사고서 발생 “주행 기록계 등 안전장치 필요”
“택시 타기 싫어 늦게까지 회식을 안 해요.”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종환 씨(30)는 반년 전 귀갓길에 탑승한 택시가 과속과 급정거를 반복해 앞좌석에 머리를 들이받는 경험을 했다. 박 씨가 천천히 가달라고 했지만 기사는 되레 ‘이 정도도 무섭냐’며 웃었다고 한다. 박 씨는 그 뒤로 심야 시간대에는 택시를 타지 않고 있다.
택시의 속도위반 건수가 전체 운수업종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택시 과속으로 승객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라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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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과속으로 인해 승객이 사망하는 사례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북 완주군의 한 편도 1차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시속 153km로 내달리던 택시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승객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택시가 제한속도 시속 50km인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시속 100km에 가깝게 과속을 하다가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는 승용차와 충돌해 뒷자리에 타고 있던 20대 일본인 관광객 부부의 생후 9개월 된 딸이 사망했다.
실제 택시 과속이 많은 심야 시간대에 발생하는 사고의 치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택시가 일으킨 사고 1만2248건 중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오전 6시)에 발생한 사고는 3464건(28.3%)이었다. 반면 사망자는 84명 중 절반인 42명이 심야 시간대에 몰렸다.
해외에서도 한국 택시의 과속 운전에 대한 경험담이 나올 정도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저팬에 공유된 국내 택시 사고 뉴스에 한 일본인 누리꾼은 “밤에 김포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탔는데 시속 130km로 달려 너무 무서웠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과속할수록 돈을 더 벌 수 있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세미 월급제’를 도입하고 주행 기록계 등 첨단 안전장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
▽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
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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