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원광효도요양병원 내 호스피스 병동에서 고솔지 호스피스 팀장(오른쪽)과 김영탁 사회복지사(왼쪽)가 환자 김영미(가명·60대) 씨에게 말을 걸고 있다. 김 씨처럼 연명의료 중단 후 호스피스를 제대로 받는 사람은 전체 연명의료 중단자의 30%뿐이다. 나머지 대다수가 호스피스를 제때 이용하지 못하고 숨지는 ‘임종 난민’이다. 청주=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광고 로드중
연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다사(多死) 사회로 접어든 지 올해로 7년째다. 하지만 고통 없이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지난해 회복 가망이 없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8만1220명이나 이 중 호스피스 시설에서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다 숨진 이는 30%에 불과했다. 나머지 5만7000여 명은 연명의료 중단 후 요양병원, 자택, 응급실을 떠돌다 고통과 불안 속에 사망한 경우다. 편히 죽을 곳을 찾지 못했다는 뜻에서 이들을 ‘임종 난민’이라 부른다.
임종 난민은 증가 추세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호스피스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정체돼 있는 탓이다. 유럽완화의료협회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최소 50개의 호스피스 병상이 필요한데 한국은 37개로 최소 기준에도 못 미친다. 호스피스 병동을 상대적으로 쉽게 내주는 말기 암 환자들만 놓고 보더라도 호스피스 이용을 희망하는 비율은 90%이나 실제 이용률은 23%밖에 안 된다. 그나마 호스피스 시설이 수도권에만 몰려 있어 지방의 사정은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정부는 임종기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돕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명의료 중단을 권장하고 있는데 연명의료 중단 이후 대안 찾기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84%가 연명의료에 반대하지만 실제 연명의료 중단 비율은 20%도 되지 않는다.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순간 집에서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거나 아니면 병원과 응급실을 전전하며 고통 속에 방치될 각오를 해야 하는데 누가 쉽게 포기하겠나.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