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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 ‘노동’ 못 놓는 소방대원들…“휴일에도 사람은 다치고 아프니까요”

입력 | 2026-05-01 17:19:00


1일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있다. 그 옆으로 구급차가 지나가고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1일 시흥소방서 배곧119안전센터에서 양희창 소방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오늘도 관내 요양센터에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환자가 있어서 출동을 하고 온 참”이라며 “공휴일이라고 아픈 사람이 안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63년 만에 명칭이 바뀌고 법정공휴일이 된 ‘노동절’을 맞은 1일, 상당수 공무원도 처음으로 휴식을 누렸다.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공무원은 약 117만 명이다.

하지만 모두가 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응급 구조를 해야 하는 소방관들과 구급대원, 정부 재난상황실 근무자, 유기동물을 돌보는 구청 보호센터 직원 등 몇몇 공무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현장으로 향했다.

● “공휴일에 사건사고 더 많아져”

이날 오전 9시부터 이튿날까지 오전 9시까지 24시간 당직 근무를 맡은 양 소방장은14년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그는 ‘첫 노동절에 일해서 속상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소방관은 휴일에 일하는 일이 잦다”며 “처음 임용됐을 때는 남들 쉴 때 쉬지 못하는 것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제는 ‘내가 일해야지 다른 분들이 안전하게 연휴를 보내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노동절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한 박성진 전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통제관도 “연휴에는 야외활동이 많아져 신고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보다 더 긴장된 마음으로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명의식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휴일 근무가 잦다 보니 이제는 가족들도 그러려니 한다”며 웃었다.

‘국가 재난·재해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도 이날 35명이 출근했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화재·해상사고 영상과 지하철, 터널 폐쇄회로(CC)TV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주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한다. 유관기관 파견 인력을 포함해 총 86명이 4조 2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한정호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상황담당관은 “연휴에는 이동량이 많아 고속도로 CCTV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아직 산불 위험이 큰 시기여서 관련 상황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버스 등 민간에서도 시민 안전과 편의를 위해 오늘 일하는 분들이 많다”며 “상황실 직원들도 같은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동대문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보호중인 유기견 덕순이가 직원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동대문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 제공.



● 쓰레기 치우고, 유기동물 돌보고

서울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에도 노동절 출근자가 있었다. 센터에서는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어 먹이를 챙기고 시설을 관리해야 하다 보니 상시 인력이 필요하다. 입양 상담을 위해 방문하는 시민 응대도 해야 한다.

김채연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현재 센터에서 보호 중인 동물은 26마리인데 먹이와 물을 챙기고 우리도 청소해야 해 연중무휴로 운영된다”며 “오늘도 유기견 입양 상담을 위해 3개 팀이 방문해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선 구청 자원순환과 직원들도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 나왔다. 휴일에도 배출되는 생활폐기물과 관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윤예진 강남구청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공휴일에도 길가에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해 달라는 민원 전화가 종종 온다”며 “외주 업체에 연락해 처리하도록 하고, 수거 결과도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 수거는 평소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하루만 멈춰도 시민들이 바로 불편을 느낀다”며 “공휴일이라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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