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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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은 칼로리 적자라는 단순한 원리로 설명된다. 하루에 섭취한 열량보다 소비한 에너지가 크면 체중은 감소한다.
체중 감량에서 식단 관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은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식사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도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이 전략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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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무엇을 먹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 먹느냐’에 관한 것이다. 매번 같은 음식을 먹는 ‘반복 식단’과 ‘이른 저녁+이른 아침 식사’ 전략이 비교적 실천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첫 번째 ‘반복 식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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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식단을 자주 반복하는 사람일수록 매번 새로운 음식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더 큰 체중 감량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1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했다.
실험 결과,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비율이 높을수록 체중 감량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전체 식사의 50% 이상을 기존에 먹던 음식으로 구성한 참가자들은 3개월 동안 평균 체중의 5.9%를 감량했다. 반면 다양한 음식을 자주 바꿔 먹은 그룹은 4.3% 감량에 그쳤다. 즉, 반복 식단 그룹이 약 37% 더 큰 감량 효과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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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도 있다. 영양 전문가들은 반복 식단을 특정 음식만 계속 먹는 방식으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바나나나 방울토마토 같은 단일 식품만 반복 섭취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체중 감소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과 지속 가능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근육 유지와 포만감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을 중심으로, 과일과 채소, 식이섬유, 건강한 지방을 포함한 균형 잡힌 구성을 유지하면서 식단 구조만 단순화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일정하게 먹느냐’도 체중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두 번째, ‘이른 저녁+이른 아침 식사’ 전략
식사 시간 역시 체중 관리에 중요한 변수라는 점이 확인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보건 연구소(ISGlobal)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행동 영양·신체활동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에 발표한 연구에서, “저녁을 일찍 먹고 아침 식사를 일찍 하는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BMI)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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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간은 성별에 따라 달랐지만, BMI가 가장 낮은 여성 참가자들은 오전 7시 30분 전후에 아침을 먹었다. 또한 저녁과 다음 날 아침 식사 사이 간격은 최소 10.5시간 이상 이었다. 반대로 아침 식사 시간이 늦어질수록 BMI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몸의 생체시계(서카디언 리듬)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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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lobal 소속 논문 공동 저자인 카미유 라살(Camille Lassale) 박사는 “영양소가 체내에서 처리되는 방식은 인슐린과 대사, 식욕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하루 동안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은 햇빛의 흐름에 맞춰, 특히 아침 시간대에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밤에는 효율이 떨어진다”며 “아침식사를 앞당기고 저녁도 가능한 한 이르게 하는 것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늦은 시간’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몸의 호르몬과 대사 리듬이 낮과 밤에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밤에는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지고 식욕 조절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많이 먹게 되고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식사 시간’과 ‘공복’이라는 단어 때문에 이 방법을 간헐적 단식과 비슷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간헐적 단식인 ‘16:8 시간제한 식사’는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만 식사를 하는 구조다. 이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방식은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제한 없어 아침과 저녁을 먹는 시점을 앞당기는 데 초점을 둔다.
공복 시간이 더 긴 간헐적 단식이 ‘얼마나 오래 굶느냐’에 중점을 둔다면, 이번 접근은 ‘언제 먹느냐’를 조정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라살 박사는 “간헐적 단식은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식습관이지만, 이번 연구 참여자 대부분은 특정한 단식 방식을 의식적으로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살 박사는 “밤 공복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아침을 거르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대신 아침에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를 하고, 저녁은 가볍고 가능한 한 이르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간헐적 단식에 비해 이른 저녁·이른 아침 식사 전략이 더 유연하고 지속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 핵심은 식단 구조와 식사 타이밍
두 식이 전략 모두 ‘얼마나 먹느냐’ 보다 ‘어떻게 먹느냐’를 바꾸는 접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먹는 양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기 보다 식단의 구조를 단순화해 반복하고, 식시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37/hea0001591
-http://dx.doi.org/10.1186/s12966-024-01639-x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