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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측, 화물연대 요구 대부분 수용… 특수고용직 교섭요구 확산될듯

입력 | 2026-04-30 04:30:00

운송료 7% 인상 등 잠정 합의
노동위 “화물연대 물류사 교섭대상”
배달 라이더 등 요구 봇물 터져



CU 화물연대 파업으로 광주 북구에 위치한 한 CU 편의점 앞에 공병을 받은 박스가 쌓여 있다. ⓒ 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CU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가 운송료 7% 인상과 조합원 민형사상 면책 등에 잠정 합의했다. 화물연대가 CU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요구했던 사안을 사측이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총파업 22일 만이자 경남 진주시 CU 물류센터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최근 노동위원회도 ‘법외노조’인 화물연대의 노조 지위를 인정하며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물류업체와 교섭할 수 있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화물기사, 택배기사처럼 개인사업자와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특수고용직(특고)의 무차별 교섭 요구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CU 측, 화물연대 요구 대부분 수용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밤샘 교섭을 거쳐 29일 오전 5시경 단체 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한 조합원에 대한 명예회복 방안 등을 놓고 일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예정됐던 조인식은 연기됐다.

단체 합의서에는 운송료 7% 인상, 연 4회 유급휴가 추가 보장 등 배송기사 처우 개선 방안이 담겼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회사 운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업무시간 외 각종 집회, 행사 참석 등 화물연대 활동도 보장받는다. 또 사측은 화물연대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법원에 제기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적법한 절차가 생략된 채 이뤄진 이례적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이나 BGF로지스에 대해 원청 사용자성 판단을 구하지 않고 전국 주요 물류센터를 봉쇄하며 총파업을 벌여 왔다.

게다가 앞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화물연대가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를 대상으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개인사업자인 화물기사를 노동자로, 물류회사를 원청 사용자로 본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26일 “형식은 자영업자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인 지배와 경제적 종속성이 있다면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화물연대를 노조로 간주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물류·유통기업들은 화물연대가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지 않은 법외노조인 데다 화물기사들이 개인사업자 형태의 특고여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지만, 이를 뒤집는 노동위 판정과 실제 합의가 잇따른 셈이다.

● 택배·화물기사 등 특고직 교섭 요구 봇물

벌써부터 배달 라이더와 화물기사 등 특고·플랫폼 근로자들의 교섭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과 화물연대는 청와대 앞에서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배달 근로자에게 건당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화물차 기사에게 최저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배달 근로자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일제히 특고직의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에서 “특고 노동자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 기준을 확대하고 단결권과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도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사용자 개념이 대폭 확대되면서 노동계에는 ‘교섭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실제 ‘안 되면 말고’ 식의 교섭 요구가 많아졌다”며 “불필요한 분쟁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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