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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그 약칭인 ‘조선’으로 호칭하는 문제에 대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 첫 논의의 장으로 통일부가 후원한 한국정치학회 주최 학술회의 ‘평화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 북한인가 조선인가’가 29일 열렸다.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축사에서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언어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대결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평화공존의 공간을 넓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통일부의 공론화를 두고선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조율을 거친 것인지부터 의문을 갖게 한다. 통일부는 “헌법적 질서, 남북 관계 특수성, 국내 법제와 국제 관행, 국민적 공감대를 종합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대북 호칭 변경을 위한 정지 작업이란 시각이 많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조선’ ‘한-조 관계’ 같은 표현을 사용해 왔다. 그간 정 장관의 독단적 언사로 인한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닌데, 이번엔 아예 개인 프로젝트를 정부 정책화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이유다.
통일부는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바늘구멍이라도 뚫어보려는 노력으로 봐달라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호칭 변경은 북한이 2023년부터 우리를 ‘대한민국’이라 부르고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면서 구체화한 두 국가론에 동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규정한 우리 헌법에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라고 규정한 남북관계발전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처럼 근본적 의문과 불필요한 논란이 꼬리를 무는 사안이니 국내적 갈등과 분란을 낳을 소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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