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호위함-전투기 타고오는 사무라이, K방산 위협

입력 | 2026-04-29 15:03:00

日 살상무기 수출 규제 풀어 파장
호주에 호위함 11척 수출…동남아엔 구축함 등 협상
英-伊와 6세대 전투기 개발…美와는 드론 공동생산
한국과 상당 부분 겹쳐…한일 ‘방산 대전’ 벌어질수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4일 일본 나라현 호류지에서 손을 잡고 있다. (공동취재) 2026.1.14 뉴스1

일본이 살상용 무기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본격적으로 ‘방산 수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한국 방산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국과 일본의 ‘방산 포트폴리오’가 상당 부분 겹쳐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산 분야에서 그야말로 ‘한일 대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살상무기 수출 빗장 풀고 보폭 넓히는 일본


일본은 이달 21일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폐지한 바 있다. 운영지침에는 일본의 방위장비 수출을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 등 비전투 목적 5가지 용도 군수품에 한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일본은 이를 폐지하면서 ‘살상무기 수출 빗장’을 풀었다.

이에 한국 방산업계, 그 중에서도 조선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해양 강국 일본의 조선 기술이 상당한 데다 이미 일본과 맞붙어 쓴 맛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방산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달 18일 호주에 모가미급(약 4500t급) 호위함 11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본계약(약 10조 원 규모)을 체결했다. 일본은 이 입찰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가 협력한 한국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 스페인 나반티아를 모두 제치고 사업을 따냈다.

게다가 일본은 이전부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대상으로 무기 수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공을 들여왔다. 필리핀에는 해상자위대가 쓰던 아부쿠마급(2000t) 호위 구축함을 중고 수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에도 중고 소류급(4200t) 잠수함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은 인도와는 잠수함 도입 협상을, 베트남과는 해상초계기 도입 사업을 각각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선진국과의 방산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글로벌 공중 전투 프로그램(GCAP)’을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실증기를 개발하고 2035년부터 전력화를 목표로 하는 이 전투기를 일본은 자국 방어에만 활용할 뿐만 아니라 수출 효자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과도 드론 공동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에 드론을 포함한 첨단 방위 장비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새로운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일 방산대전’ 점쳐져


일본은 해양 강국일 뿐만 아니라 한국보다 40년 이상 빠른 1975년 자체 기술로 초음속 전투기 ‘F-1’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 바 있는 항공기술 강국이기도 하다. 일본의 수출이 본격화하면 현재 대규모 무기 수요가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에서 한국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이 지역 주요 국가에서만 향후 수년 안에 400~500대 규모의 전투기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 방산 기업들의 육상 무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우위가 한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방산 부문 애널리스트는 “일본 방산의 강점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과의 협력이 지속적이고 단단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방산 기업의 첨단 기술 개발과 국가 차원의 수출 지원이 동시에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