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장특공 폐지’ 비판하며 정원오 ‘명픽’ 강조
韓, 하정우 저격하며 “李 불법 선거개입” 공세
지선 이후 보수 야권 재편과정 주도권 잡기 포석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보건소에 마련된 서울체력 9988 도봉센터에서 〈삶의질 특별시 서울〉 1호 공약 현장 발표를 위해 웃으며 입장하고 있다. 2026.04.29. 뉴시스
6·3 지방선거에 나선 보수 야권 주요 후보들이 연일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해 직접 각을 세우고 있다. 5선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이 대통령의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관련 발언을 정면 비판하고 있고,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한동훈 전 대표는 연일 하정우 전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저격하면서 이 대통령을 소환하고 있다. ‘빈손 방미’ 논란 등으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극심한 리더십의 위기를 맞이 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장 대표를 지우고 이 대통령과의 대리전 부각에 나선 건 6·3 지방선거 이후 보수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장특공 폐지의 최대 피해자가 서울시민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집 한 채가 전부인 서울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와 노후를 망가뜨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쯤에서 정원오 후보에게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장특공 폐지에 대한 정 후보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인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와의 선거전이지만, 이 대통령을 불러내면서 일종의 ‘대리전’ 양상을 만들고 있는 것.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2026.4.20 ⓒ 뉴스1
한 전 대표는 직접적으로 이 대통령의 선거개입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28일 SNS에 “하 전 수석은 ‘이 대통령이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라고 하지 않으면 청와대에 남겠다, 나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해오다가, 출마를 발표했다”며 “제가 이 대통령이 출마하라고 지시했다면 불법 선거개입이라고 지적하자, 하 전 수석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통님(이 대통령)을 설득했으니 선거개입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 전 수석 본인이 출마하고 싶은데도 이 대통령 핑계대며 거짓말을 했어도 문제이고, 이 대통령이 불법 출마지시를 했음에도 아닌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이어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 날 한 전 대표는 “하 전 수석과 청와대에 묻는다”며 “이 대통령이 하 전 수석에게 부산 북갑 출마지시한 것 맞느냐.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불법 선거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야권에서는 오 시장과 한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건 ‘반이재명’ 정서를 자극하고, 동시에 향후 보수 진영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높지만, 분명 바닥 민심에서는 비판적 여론도 있다”며 “두 사람 모두 보이지 않는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표심을 잡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직접 맞서는 인상을 주면서 보수 야권의 적자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