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유수입 2위 국가… 긍정효과 기대
지난달 14일 이란발 드론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유 시설에 충돌한 뒤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후자이라=AP 뉴시스
광고 로드중
중동 주요 산유국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합체)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세계 6위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으면서 OPEC 3위 원유 생산국인 UAE의 OPEC 탈퇴로 중동 석유 카르텔이 크게 흔들리면서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UAE가 독자적 증산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원유 공급이 확대돼 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UAE 정부는 28일(현지 시간) 국영 WAM통신을 통해 다음 달 1일부로 OPEC을 탈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UAE의 국가 이익과 시장의 긴급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조치”라며 “세계 원유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UAE 에너지부 측은 “OPEC과 OPEC+를 탈퇴함으로써 이들 그룹이 부과하는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UAE는 원유 생산 할당량 문제를 둘러싸고 OPEC 회원국, 특히 중동 산유국 맹주 격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긴장 관계를 가져 왔다. OPEC 카르텔에 따른 산유량 할당량 탓에 야심 차게 투자해 갖춘 신규 생산 설비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뉴시스
UAE, 전쟁發 원유수급난 속 증산 선언 중장기 공급 확대 - 국제유가 하락 기대
광고 로드중
UAE, 내달 OPEC 탈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UAE는 그동안 자국의 석유 수출 확대를 가로막는 OPEC의 생산 할당량에 대해 수년 동안 불만을 표해 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UAE가 OPEC과 산유량 할당량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 정책에 따라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기구 탈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OPEC은 석유 생산량 조절로 석유 수출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1960년 결성된 기구다. 1973년 석유 감산 조치로 세계적인 오일 쇼크를 불러오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카르텔로 원유 생산 및 국제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OPEC 회원국의 석유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UAE의 OPEC 탈퇴로 카르텔의 힘이 약해지면 원유 수입국인 한국으로서는 중장기적으로 낮은 가격에 에너지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UAE는 한국의 원유 2위 수입국으로 전체 도입량의 11.7%를 UAE에서 수입한다. UAE가 독자적 생산에 나설 경우 산유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후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또 하나 생긴 만큼, 단기적 예측은 섣불리 하기 힘들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장은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페르시아만을 통한 수출이 막혀 UAE 등이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UAE 발표 직후 잠시 하락했다가 이후 반등해 배럴당 111.31달러로 올랐다. 브렌트유가 110달러대에 진입한 건 이달 7일 이후 처음이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