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공개처형 분석 보고서 발간…‘체제 유지’가 핵심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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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북한의 공개 처형이 체제 유지 전략의 핵심 통제 수단으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권조사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이 28일 발간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2011년 12월) 이후 2024년 12월까지 확인된 처형 및 사형선고는 총 144회로, 최소 358명이 처형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탈북민 880명을 인터뷰한 결과와 북한 전문 매체에서 다뤄진 보도 등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외부 문화 향유 등 ‘통제 위반’에 따른 처형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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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사유의 변화도 뚜렷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살인 등 일반 형사 범죄를 다스리기 위한 공개 처형이 주로 이뤄졌지만, 이후에는 외부 문화를 즐기고 체제를 비판하는 활동을 하거나 종교 활동, 방역 위반 등 체제 유지를 위한 통제를 벗어나는 행위가 처형 대상이 됐다고 한다.
외부문화 관련 공개 처형·사형 선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4건에서 14건으로 증가했고, 정치적 범죄 역시 4건에서 13건으로 늘었다. 반면 살인은 9건에서 5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형이 이뤄진 지역도 8개 지역에서 19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처형이 전국 단위로 확산되며,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포적 통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는 법·제도 정비와 맞물린 측면이 있다. 북한은 2020년 이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2023년 ‘국가비밀보호법’ 등을 잇달아 제정하며 외부 정보의 유입과 확산, 유출 등을 모두 엄하게 다스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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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기 전략’으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통치 수단으로 활용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월 탈북민 25명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거나 유포했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을 포함한 주민들이 공개 처형됐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평양 내와 평양에 인접한 12개 처형 장소의 처형 유형에 따른 구분.(전환기정의워킹그룹, TJWG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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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법·제도 정비로 외부문화 차단이 핵심 통제 과제로 떠오르면서, 특히 청년층을 겨냥한 본보기식 처형이 선택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경제 악화로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공포를 통한 통제 수단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외부 문화의 유입은 빠른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북한 체제에 대한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